미국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효과 높게 감시하고 관리하는 단일 국가기관이 없다. 각각의 주 정부가 자체 규제와 정책을 수립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크고 작은 미국 헬스케어 기업들이 주춤하는 동안 미국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본격적인 시장 진입 전 사전 파악해야 할 사항들이 있을까. 그리고 왜 그에 대한 파악이 시급한 것일까.
미국 의료시장은 세계 의료 산업 지출의 40%를 차지한다. 한국 제조업체가 글로벌 성장을 추구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시장이다.
그러나 미국 시장은 다른 나라와 매우 다르며, 특히 미국 내에서의 장기간에 걸친 활동이나 연결 관계가 없으면 진입하기가 어렵다.
한국 기업이 스스로 또는 파트너 확보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할 때 시장 변화와 트렌드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개인 보호장비, 검사 및 응급의사 부족 외에 중요한 미국 시장의 주요 트렌드를 요약해 본다.
첫째 의료 인력(의사)이 부족하다. 미국의과대학협회(AAMC)에 따르면 높은 교육비와 더 많은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노인 인구 증가로 말미암아 앞으로 10년 동안 최소 4만6000명, 최대 13만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의료비용이 가장 높은 국가다. 미국 의료 산업은 환자 1인당 비용이 가장 높고(연간 1만200달러 이상) 투명하지 않은 비용 체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서비스 수수료와 높은 수익기반 형태(총지출의 56%가 영리사업)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장 높은 비율(19%)을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평균 품질로 평가되고 있다. 시스템 관리는 전체 지출에서 30%를 차지한다.
셋째 의료 커버리지가 축소되고 있다. 거의 매주 미국의 시골 지역 의료 시설이 폐업하고 있다. 의료 커버리지는 사람들이 이주해서 인구가 늘어난 도시 지역에 집중된다.
넷째 간호사와 외래환자 가정의료 사업이 떠오르고 있다. 병원에는 급속도로 고령화된 대규모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없다. 점점 더 높은 병원 입원비 때문에 환자들은 다른 유형의 의료서비스 제공자(워크인 클리닉, 외래환자센터, 양로원 등)에서 신속한 전문 서비스를 받도록 유도된다. 의료기기 발전과 사용 편의성은 가정에서 원격진료를 가능하게 한다.
다섯째 환자 의료 부담 비용이 높다. 현재 미국인의 평균 본인 부담 비용은 1인당 3200달러다. 장기치료(LTC) 시설이나 가정에서 장수 노인이 느는 것이 가족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섯째 디지털 헬스와 하이테크 솔루션이 떠오르고 있다. 간호사와 의사 보조원은 의사들이 예전에 근무하던 곳에 투입돼 공급자 부족과 현지 직원의 감소를 메꿔야 한다. 디지털 솔루션을 통해 프런트오피스(현장 업무) 및 백오피스(지원 업무) 운영이 가능하다.
일곱째 만성 질환 환자가 많은 국가다. 만성 질환은 헬스케어에 대한 국가 지출에서 85%를 차지한다. 미국 국민의 50%는 만성 질환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앓고 있으며, 인구의 가장 아픈 5%가 총 의료비용의 50%를 소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악의 비만율(40%)을 기록하는 등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심각한 상태다.
한국 기업이 이런 문제를 하나 이상 해결할 수 있다면 미국 시장 출시를 고려해야 한다. 미국에 지사를 당장 세우고 현지 직원을 고용하기 전에 제품이 미국 사용자에게 적합하고 필요한 경우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는지, 브랜드가 미국의 주요 헬스케어 업체 관계자와 구매자에게 알려져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브랜드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이전이라면 유통업체나 파트너에게 브랜딩 구축을 의존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크다. 그들은 브랜드가 약한 제품은 적극 판매하지 않거나 마케팅을 위해 높은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수익성 낮은 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
임수지 보스턴 트라이벌비전 월드와이드 수석 부사장 sim@tribal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