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조립·운동·의약품 개발도 '게임처럼' 즐긴다

게임·실물상품 결합…산업 전반 확대
레고, 슈퍼마리오에 LCD 스크린 접목
피트니스·MMORPG 결합 '즈위프트' 인기
인체 장내 미생물 연구에 활용도

블록 조립·운동·의약품 개발도 '게임처럼' 즐긴다

게임과 실물 상품 결합이 늘어간다. 첨단 엔터테인먼트 기술로 접근방법을 다각화하는 전략이다. 게임적 사고, 게임디자인 요소, 게임 역학 등 게임 기술과 결합을 통해 관련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고는 8월 1일 슈퍼마리오 캐릭터 피규어에 LCD 스크린과 센서를 달아 출시한다. 이용자는 실제 레고 블록으로 만들어진 스테이지에서 코인을 모으며 미션을 완수하는 인터랙티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블록을 만드는 기본 재미에 마리오 블록을 손으로 움직여 스테이지를 돌면 내장된 센서를 바탕으로 게임과 같은 연출을 즐길 수 있는 요소를 합쳤다. 마리오 피규어는 밟는 블록 색상과 움직임에 따라 표정이 변한다. 슈퍼마리오 게임 음악과 효과음도 나온다.

또 워너게임과 협업해 월트디즈니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 독점작 '스타워즈 만달로리안'에 등장하는 우주선 '레이저 크래스트'를 모델화한다. 게임용 디지털 코드를 포함해 판매할 계획이다. 디즈니 '인피니티'나 닌텐도 '아미보'와 같은 완구와 게임을 더한 형태로 예상된다. 올해 안 출시가 목표다.

디지털 기술과 콘텐츠를 실물 상품과 융합하는 건 레고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유튜브와 스마트폰에 뺏긴 실물 상품이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일환이다. 특히 게임과 결합은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기 쉽고 여가 경쟁 콘텐츠부터 의학상품까지 적용 영역이 넓다. 무한에 가까운 확장성 덕에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피트니스 활동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이미피케이션과 결합한 '즈위프트'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도 즐길 만큼 시장을 뚫는 데 성공했다. 최근 코로나 19 여파로 프로 선수들도 게임에 접속해 훈련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카카오×나이키 '조이런 마블'도 같은 선상이다. 피트니스 확장현실(XR) 시장은 2023년까지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넷마블 'BTS 월드'는 게임이지만 업데이트를 해갈수록 실제 상품(굿즈)과 같은 형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 입대 등 활동이 줄어들 것을 염려한 마니아 층이 게임 속 디지털 데이터로 추억하고 간직하는 방법으로 선택했다. 공연실황 상품, 관련 캐릭터 상품과 마찬가지로 '덕질'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상품 개발에 도움을 주는 예도 있다. 2K와 기어박스 소프트웨어는 인체 내부 미생물 연구에 게임을 도입했다. '보더랜드3' 속 미니게임 '보더랜드 과학'은 치료제와 결합을 시도한다.

인체 내부에 존재하는 수조 개의 미생물 DNA를 각자 다른 색상과 모양을 가진 네 개의 블록으로 형상화하고 게임 이용자가 동일한 블록을 연결해 과학자들이 각 미생물 간 유사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과학자들은 게임으로 미생물 구성을 대치해 장내 생태계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치료법과 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에이즈 바이러스 치료제 실마리를 제공하는 단량체 레트로바이러스 프로테아제 결정구조를 밝혀내는데 '폴드잇' 게임 이용자가 참여해 연구 시간을 크게 줄인 바가 있다. 15년간 풀지 못한 난제를 열흘 만에 풀어버렸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