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손잡고 같이 가요!"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To the Moon with Snoopy)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 미국 4컷 만화 피너츠 속 유명 캐릭터 '스누피'를 기념하는 한국 특별전

스누피라는 캐릭터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것일 수 있다. 피너츠(Peanuts)라는 제목의 4컷짜리 연재만화 속 캐릭터였던 스누피는 주인공인 찰리 브라운의 애완견인데 사람들은 주인공을 찰리 브라운이 아닌 스누피로 착각할 정도였고 만화의 제목까지도 '스누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만화작가인 찰스 슐츠 ​(Charles Schulz, Charles Monroe Schulz)의 손에 의해 탄생된 이 만화는 1950년 10월 2일부터 작가의 사망 다음 날인 2000년 2월 ​13일까지 무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연재된 작품이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스누피가 전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게 된 이유 중에도 반세기의 역사와 관련된 사건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9년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0호의 지령선 이름이 찰리 브라운이었으며 달 표면에 도착한 착륙선의 이름은 스누피였다.

롯데문화재단은 스누피 탄생 70주년과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To the Moon with Snoopy)'을 준비했다.

작년 10월 17일 시작된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이하 스누피 특별전)'은 오픈 당시에는 지난 3월 1일까지를 전시 기간으로 하고 있었으나 코로나의 영향으로 3월 15일까지 한 차례 연장을 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5월 8일부터 재개관을 시작하였고 오는 6월 21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장 곳곳을 통해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스누피와 친구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우주선에 탑승한 것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통로와 마주하였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던 스누피를 기념하기에 안성맞춤이 아니었나 한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거기에 지난 4월 관측이 가능했던 슈퍼문이 눈앞에 나타나기라도 한 듯 초대형 사이즈의 달 모양 오브제가 눈길을 끌었다. 눈앞에 커다란 달의 모형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전시를 찾아올 이유가 충분하다 느껴질 정도였다.

이후에는 스누피가 아폴로 10호와 함께 우주여행을 떠났던 당시의 자료들이 펼쳐지며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당시 연재되었던 만화 원작을 재현해 놓기도 하고 신문과 사진 자료들을 함께 전시해 두기도 했다. 정말 다양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캐릭터 상품들로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스누피의 당시 기념품들 역시 함께 전시가 되어 있어 무척이나 의미 있는 섹션이었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찰스 슐츠의 원작 만화들과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의 세이프티 마스코트로 활약했던 스누피에 대한 이야기들로 전시의 전반부가 시작되었다면 이후에는 현대미술과 스누피를 접목시킨 기념비 적인 작품들과 만날 수 있었다. 

순수미술과 상업미술의 영역에 개의치 않고 스누피를 통해 해석이 가능한 대중문화가 가진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표출시키며 공간미술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스누피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정말 다채로운 형식과 재료들로 작가들의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이 만들어졌고 스누피 특별전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예술의 여러 가지 현대적 모습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뜻깊었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동일한 피규어로 형상화된 스누피를 작가들 개개인의 특징을 살려 연출해 놓은 섹션도 하나의 조형물이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었는지를 살펴보며 작가마다의 방식을 접할 수 있어 신선하게 느껴졌다.

"Happiness is a warm puppy"라고 이야기했던 원작자 찰스 슐츠의 말처럼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곁에 아주 가깝고 익숙한 곳에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공간이 아니었나 한다.

거리 예술이라 할 수 있는 그래비티와 여러 스트리트 아트로 표출된 섹션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왔던 스누피에 대한 애정들이 담겨있었고 스누피와 친구들의 인형들로 가득한 공간은 들어서자마자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재개관 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것이라 생각하니 다시금 이와 같은 전시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 아빠, 혹은 할아버지와 함께 보면 좋을 법한 아주 특별한 전시

코로나19로 외출을 마음껏 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 맞다. 하지만 스누피 특별전을 포함한 많은 전시들이 그것을 예상했을 리는 만무하다.

코로나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처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만큼 국내의 심각성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때문에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던 개학도 이제는 그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수준에 왔다.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롯데뮤지엄 '스누피 달 착륙 50주년 기념 한국 특별전' / 사진 : 정지원 기자

안타까운 것은 어린이날이 포함되었던 지난 연휴에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으로 다시금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있었던 선거에서는 정말 많은 수의 국민들이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하여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외부 활동을 삼가야 하는 시기는 맞다. 그러나 개개인이 감염에 대한 위생에 철저한 인식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위험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익혔다고 본다.

스누피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7층에 위치한 롯데뮤지엄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방역과 검역에 철저했다. 곳곳에 발열 검사를 하는 적외선 카메라와 체온을 측정하는 인원이 3인 1조로 배치되어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건물의 층을 오를 때마다 그들을 거쳐야 했다.

전시장으로 입장하기 직전에도 검사와 함께 안전한 관람을 위한 동의서를 작성하였기에 총 다섯 팀의 검사와 안내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전시장의 감염 예방에 따른 안내를 충실히 잘 따르고 관람객 사이의 적정 거리를 유지한다면 안전한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바이다.

스누피라는 캐릭터를 보고 정말 반가워할 이들은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그 시절의 어린이들이 아닐까?

그 시절의 어린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가정을 꾸렸을 것이며 자식들을 낳아 기르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자식들의 자식들이 태어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스누피와 함께했던 그 시절의 추억들을 전시를 통해 되새겨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자녀들 혹은 손주들의 손을 잡고 안전하게 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K-컬처팀 오세정 기자 (tweet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