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방지법' 논란, '불법촬영물 판단과 조치' 쟁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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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방지를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 'n번방 방지법'을 둘러싸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인터넷 업계가 여전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사적인 대화 검열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었지만 '불법촬영물에 대한 판단과 조치'가 쟁점으로 남았다. 국회 본회의 통과 때까지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15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돼 유통되는 정보' 중 디지털 성범죄물에 대해 삭제 등 유통방지 조치를 하거나 기술적·관리적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개된 게시판이나 카페, 대화방 등의 정보가 대상으로, 인터넷 업계가 우려하는 개인 간 사적인 대화를 대상 정보에 포함하지 않음을 명확히 했다.

또 신고나 삭제요청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단체의 요청을 통해 인식한 경우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의무가 있을 뿐 사업자에 자체 모니터링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업계를 대변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방통위가 사적 검열이 없음을 명확히 한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5 ①항은 '불법촬영물등'을 정의하며 1호와 2호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4조의2에 해당하는 복제물, 편집물, 합성물, 가공물이라고 명시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와 제14조의2는 범죄 행위를 정의하며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행위로 포함했다.

인기협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영상물의 특성을 분석하면 어느 정도 그 해당 여부의 확인이 가능한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그 외 영상물에 대해선 인터넷 기업이 판단할 방법이나 대상여부를 확인할 지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5 ②항이 명시한 '불법촬영물등의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가 결국은 인터넷 기업으로서는 불가능한 사전적 조치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인터넷 기업 우려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업체 관계자는 “법조계에 문의를 했는데 해당 사항은 충분히 위법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공통 견해였다”며 “결국은 영상물이 올라오는 것을 사업자가 판단해 미리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는 조항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회는 오는 20일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열고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법, 방송통신발전법 개정안 등을 처리한다.

인터넷 업계는 3개 개정안 모두 인터넷 플랫폼 규제 법안이라며 반발했다. 업계가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시민단체까지 나설 조짐이어서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