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삼성 배터리 쓴다..."상용 수소전기차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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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구동용 리튬이온 전지 채용
최근 차량 주행 테스트도 마쳐
'오너 회동' 후 협력 가속 기대
삼성SDI "고객 정보 언급 못해"

현대차에 삼성 배터리가 장착된다.

최근에 삼성 배터리 채용을 위한 주행 테스트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에 삼성 배터리가 사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급 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만남 이전부터 진행된 사안이지만 그룹 오너 간 만남 이후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삼성SDI의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 각형(CAN) 이차전지 채용을 추진한다. 양측은 차량 채용에 필요한 기술 검토를 비롯해 차량 주행 테스트까지 완료한 상태다. 삼성 배터리가 들어가는 차종은 앞으로 2~3년 이후 출시가 예정된 상용 수소전기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는 수소연료전지가 핵심 장치다. 발전을 위해 수소탱크의 연료를 사용하지만 전기모터를 구동하기 때문에 배터리 용량 2~3㎾h 수준의 이차전지가 탑재된다. 이는 40~100㎾h 배터리를 탑재하는 일반 전기차(BEV)와 비교하면 크게 적은 용량이다. 그러나 중국, 유럽 등 국가에서 수소전기차를 트럭·버스 등 장거리용 상용차에 집중 활용하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이 밝다.

여기에 기아차의 차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도 삼성SDI 배터리 채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이미 복수의 배터리 업체 대상으로 상당 부분 검토가 진행돼 가능성은 옅지만 PHEV 모델 채용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분위기다.


현대차가 창원에 공급한 수소전기버스.
<현대차가 창원에 공급한 수소전기버스.>

현대차그룹은 승용 전기차 등 대중 전기차 모델에는 기존 거래처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쓴다. 이와 달리 삼성과 현대차는 첫 거래인 만큼 주력 모델보다는 용량이 적은 차종부터 제품 안정화 등 거래 신뢰를 쌓아 가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최근 삼성SDI 각형 배터리를 테스트한 결과 향후 출시하는 대형급 상용 전기차에 삼성 배터리를 채용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면서 “다른 차종에도 (삼성) 배터리 채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선택 받을 확률은 아직 높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함께 삼성 배터리 채용을 위한 주행 테스트까지 마친 건 사실이지만 차종이나 최종 배터리 채용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전동화 차량 다양화에 따라 차종·모델별로 배터리 공급처를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LG화학·SK이노베이션·CATL 등, 폭스바겐그룹은 국내 3사를 비롯해 노스볼트와 CATL까지 5개의 배터리 업체와 각각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정보는 일체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차세대 배터리 사업 논의를 위해 처음으로 회동했다. 정 부회장이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점검 차원에서 삼성SDI를 방문했고, 이 부회장이 정 부회장을 직접 맞았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