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주력산업 강화·일자리 유지 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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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주요 산업계 간담회
"2·3차 협력업체 갈수록 피해 심각"
세계 대학·기업과 공동연구 지원
디지털 시대 대비 경쟁력 강화 독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산업계를 만나 “정부도 미래기술·인재 양성에 힘쓰겠다”면서 “세계적 대학·연구소·기업과의 공동 연구 참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우량 중소기업 지원,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국가 간 교류 재개 방안 마련 등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해 “'산업 생태계' 전체를 지킨다는 비상한 각오로 일자리를 지키고 우리 산업과 경제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간담회는 주요 산업 대표기업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혜와 의지를 모으고자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기업과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총력적 대응에 더해 산업계의 협력을 당부했다.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백순석 샤프에비에이션케이 사장, 배재훈 HMM(옛 현대상선) 사장,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회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그룹 사장, 이수근 대선조선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류승호 이수화학 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항공·해운·기계·자동차·조선·정유·석유화학·철강·섬유 등 9개 기간산업 업종 대표들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 산업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산업과 일자리가 모두 위기 상황이라면서 실물경제 침체, 고용 위기가 서비스업을 넘어 제조업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은 “항공·해운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직접 타격을 받았고, 조선 수주도 급감했다”면서 “자동차 산업도 북미·유럽 시장 수요 감소와 해외 생산 차질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유럽 패션기업 80% 이상이 문을 닫으면서 섬유업계 일감도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자동차·조선업 부진이 기계·석유화학·철강·정유 등 후방산업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수출시장도 정상적이지 않다며 “대기업 생산 차질과 수주 감소로 중소 협력업체의 일감이 줄었고, 2·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피해가 더 심각하다”며 우려감을 표명했다.

전날 시작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고려한 듯 “정부와 경제계 간의 협력은 물론 업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노사 간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지난 20일 시작된 노사정 대화에는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노사정위원회 이후 22년 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의료계와 모든 국민이 합심해 세계가 인정한 방역시스템을 만들었듯 경제 분야에서도 기업과 노동계, 국민이 합심해 어떠한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방역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 구상”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신속하게 추진해 △경제 회복 △미래 경쟁력 확보 △일자리 지키기와 고용 안전망 확대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코로나19로 가속되고 있는 디지털 경제 시대를 대비해 항공, 해운, 기계, 자동차, 조선, 정유, 석유화학, 철강, 섬유 등 9개 기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독려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여객·물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항공·해운업계와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산 공정 및 품질을 관리하는 섬유·철강·조선업계, 전기차 충전·결제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한 정유업계, 첨단 소재 개발에 돌입한 석유화학업계, 건설 현장 자동화 및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기계·자동차업계 등 산업계의 발 빠른 대응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세계적 대학과 연구소, 기업의 공동 연구 참여를 지원하고 연구 역량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일자리 유지 및 창출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미래차, 드론, 지능형 로봇, 스마트 선박, 바이오 의약 등 신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변화를 기회로 삼고 도전하는 젊은이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때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힘줘 말했다.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더 많이 키워내 디지털 경제의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외환위기 때 IT 산업, 글로벌 경제위기 때 녹색산업을 육성했던 것처럼 기업과 정부, 국민이 모두 합심하면 코로나로 유발된 산업 위기를 극복하고 디지털 경제 시대의 강자로 거듭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선 이 같은 정부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영상 어려움을 해소해달라는 제안이 쏟아졌다.

업계에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국가간 교류 중단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도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G20 정상 영상회의와 아세안+3 정상 영상회의를 언급했다. 또 30여건 이상의 정상간 통화를 소개하며 “가장 중심적인 주제는 국가간 교류 재개였다. 항공을 다시 열겠다는 것”이라며 중국과의 신속통로제도 등을 설명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여객선과 교육선, 실험선 등에 대한 공공발주를 통해 업계에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이 모자란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현대차 차원에서 “그린 뉴딜에 포함될 수 있는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을 발전시켜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 자리가 문 대통령과 경제인과의 3번째 만남임을 언급하며 “기간산업 안정 기금에 대한 기업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재정 부담없이 위기를 넘기려면 법과 제도의 정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측도 산업계의 이같은 제안을 검토해 적극 반영하겠다고 했다. 고용유지에 힘쓰는 기업가들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에 많은 기업과 경제단체 임원들이 동참하셨다”며 “기부는 고용보험기금으로 편입된다. 더 어려운 취업자를 위한 소중한 재원”이라고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별적으로 제안하신 내용은 수렴해 (정부 정책에)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