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속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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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공공데이터의 활용이 빛났다. 공적마스크 애플리케이션(앱)이 대표적이다. 공적마스크 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이 함께 만들었다. 민간에서 다양한 마스크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를 취합·제공했다. 아이디어 기획부터 시스템 제작까지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공공스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빠른 정책 집행이 돋보였다.

정부와 공공 정책 집행에도 속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공적마스크 앱은 해외에서도 발빠른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스템이다. 국민 편의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공공 정책 집행이 적시에 이뤄져야 하는 이유를 보여 줬다.

이제 정부 혁신은 속도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해도 빠른 시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적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공적마스크 앱 시스템 개발을 기존 공공 발주 순서대로 진행했다면 지금쯤 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마스크 대란이 끝날 때 즈음 시스템 구축은 무용지물이다. 일주일 만에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국민에게 마스크 구매의 불편함을 줄이고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국회도 정부 혁신 속도에 힘을 보탰다. 20대 국회 마지막 처리 법안 가운데 '데이터기반행정법'이 포함됐다. 공공기관 간 보유 데이터를 공동 활용해서 위험을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는 내용을 담았다. 속도만 추구하면 자칫 잘못된 결정이 나올 수 있다. 데이터 기반 행정은 실수를 줄이고 객관화한 정책 결정을 신속하게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속도뿐만 아니라 정책 집행력도 뛰어남을 증명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