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2일 만에 공식활동...'군 기강·핵 억제력' 강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건강 이상설 다시 한번 '불식'
美 등 제재 해제 압박 이어가
靑 "회의 결과·동향 분석 중"

북한매체들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매체들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가운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관련 동향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4일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며 관련 사진 10여장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앞머리를 뒤로 넘긴 모습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이달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평소 착용하던 검은색 뿔테 안경은 착용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가 없다며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여전히 군 당국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연단 아래에 고위 군부 인사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언하고, 지휘봉을 든 채 연단 한쪽에 준비된 대형 TV 스크린을 짚으며 설명했다. 군부 인사들은 각자 책상 앞에 놓인 종이에 펜으로 받아 적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도하며 최근 국내외에서 쏟아졌던 건강 이상설을 다시 한 번 불식시켰다.

군 고위층 인사에서 승진한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문서에 서명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부일, 리병철, 김수길, 정경택 등 승진 대상 인사들이 김 위원장 뒤쪽에 곧은 자세로 서 있었고, 군 차수로 승진한 박정천은 몸을 앞으로 굽혀 김 위원장이 서명 중인 문서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했다.

북한은 이날 회의를 통해 군 조직을 정비하고 군 기강을 확립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위한 압박도 이어갔다.

군 내부 전력을 보강하고자 '무력구성에서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검토하고 바로잡기 위한 문제'와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 편성하는 핵심적인 문제'를 다뤘다. 특히 “국가무력건설과 발전의 총적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되었다”고 밝혔다. 미국 등 국제사회 제재에 굴하지 않고 체제를 수호할 의지를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북한의) 확대회의 결과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의 결과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는 말에 “관련 부서에서 분석 중”이라며 “통일부는 물론 청와대 내의 부서에서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