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UV 공정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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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하 흡수·투과 소재 기술 개발
민관 공동투자로 5년간 136억 지원
연구소·대학 중심 기업에 기술이전

EUV 노광기 작동 원리. <사진=ASML>
EUV 노광기 작동 원리. <사진=ASML>

반도체 극자외선(EUV) 공정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 연구개발(R&D) 투자가 본격화된다. 최근 국내 반도체 대기업 양산 라인에 EUV가 도입돼 관련 기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내 소재·부품·장비 저변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투자가 국내 EUV R&D 생태계 저변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재혁신선도 프로젝트' 일환으로 '5나노(㎚)급 이하 반도체 노광공정용 EUV 흡수 및 투과 소재기술' 개발 과제를 5년간 지원한다.

이번 과제는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로 꼽히는 EUV 노광 공정에 필수인 소재 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골자다. 프로젝트는 전자부품연구원이 총괄한다. 또 한양대학교 주도로 지난해 개설한 EUV 기술 연구협의체 'EUV-IUCC'가 국내외 업체와 학계, 연구기관 기술 역량을 결집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제 참여 기관들은 개화 단계인 EUV 생태계에서 필수적인 EUV용 블랭크마스크와 EUV 펠리클 원천 기술 개발에 나선다.

기존 노광공정과 EUV 공정 차이. 기존 ArF, KrF 광원 노광 공정이 투과 방식이었다면, EUV 공정은 반사식이다. 따라서 포토마스크와 펠리클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돼야 한다. <사진=산업자료,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기존 노광공정과 EUV 공정 차이. 기존 ArF, KrF 광원 노광 공정이 투과 방식이었다면, EUV 공정은 반사식이다. 따라서 포토마스크와 펠리클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제작돼야 한다. <사진=산업자료,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

블랭크마스크는 노광 공정에 쓰이는 마스크에 회로 모양을 새기기 전 평평한 상태의 마스크를 말한다. 투과 방식인 불화아르곤(ArF) 노광 공정과 달리, EUV용 마스크는 모든 물질에 쉽게 흡수되는 성질을 가진 EUV 광원을 '반사'해야 해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현재는 일본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세계 1위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을 만큼 전도유망한 시장으로 꼽힌다.

EUV 펠리클은 마스크가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덮개를 말한다. 펠리클을 사용하면 불량률이 감소하고, 마스크 교체 횟수가 줄어들어 비용이 줄어든다. 그러나 EUV용 제품 상용화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과제에서 개발되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에프에스티와 에스앤에스텍이다.

에프에스티는 EUV용 펠리클 차세대 기술을 지목하고 있으며, 에스앤에스텍은 이번 과제에서 3nm 기술 이후 차세대 EUV 블랭크마스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체들이 기술을 개발하면 즉각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도 확보됐다. 포스텍 부속 연구소인 포항가속기연구소는 EUV 빔을 활용해 소재 물성 검사 기술 개발을 협력하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기술 표준 마련과 함께 열적·기계적 특성을 평가한다.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차세대 라인에 국내 기술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품연은 이번 과제를 통해 A급 특허를 10건 이상 확보할 방침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 대기업의 EUV 적용 속도보다 상대적으로 느렸던 국내 EUV 생태계를 확장할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과제를 통해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문제가 됐던 EUV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 연구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