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은 기술력...제조 스타트업 레이저쎌, 100억 투자유치

반도체 리플로우 장비 'LSR' 개발
점 아닌 면 형태 레이저빔 활용
작년 제품 공급, 특허출원 80여건

코로나19 사태로 스타트업계 투자가 보수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언택트(비대면)·바이오 분야가 아닌 전통 제조기반 스타트업 '레이저쎌'이 100억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기술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

레이저쎌(대표 최재준)은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인터밸류 파트너스, 에이벤처스의 기관 참여로 1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2015년 회사 설립이후 최대 규모 투자다. 지금껏 투자 유치 누적총액은 183억원이다.

전통 제조업 분야가 최근 신규 투자를 철회하거나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룬 대규모 투자 유치라 더욱 의미있다는 평가다.

레이저쎌은 면광원 레이저 기반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리플로우 장비 'LSR(Laser Selective Reflow)' 시리즈를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지금까지 모든 레이저 기술 기반은 '점' 형태로 레이저빔을 이용했다. 레이저쎌은 레이저 소스를 점이 아닌 면으로 광원을 바꿔, 대면적으로 가열할 수 있는 기술로 차별화를 꾀했다. LSR은 기존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일반 표면실장(SMT) 공정에서 칩이나 소자를 인쇄회로기판(PCB)에 접합하는 공정에 주로 사용한다. 면레이저를 순간 조사해 칩 혹은 실리콘만 수초동안 가열하기 때문에 PCB에 가하는 열의 영향이 없고, 열팽창계수의 차이로 늘어나는 휨 현상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레이저쎌이 상용화한 면레이저의 면적은 80㎜×80㎜이다. 연말까지 새로운 레이저시스템와 옵틱시스템을 적용해 100㎜×100㎜이상 대면적화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기존 점(SPOT) 레이저 장비가 열처리, 컷팅, 용접 등의 과정에서 모재 변형을 일으키면서 가공을 하게 되지만, 레이저쎌의 면광원 레이저는 레이저빔을 분산시켜 조사해 모재나 소자 손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에 따라 생산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설립 2년차인 2016년 미국 리플로우 관련 최고 평가기관을 찾아 1년 반동안 기술 우위성과 제품 신뢰성을 검증받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에 새로운 개념의 리플로우 기술을 설득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공급이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특허 출원만 80건이상 진행했다. 이 가운데 등록은 30건 이상 이뤄졌다.

레이쎌은 기술경쟁력을 인정받아 반도체는 물론,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별 세계1위 고객사를 단기간에 대거 확보했다. 특히 올해부터 해외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100억원 규모 후속 투자도 순조롭게 이뤄졌다는 평가다.

최 대표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연구개발을 포함 글로벌 영업, 제조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며 “3년 뒤에는 차별화된 레이저시스템과 옵틱시스템의 기반기술을 적용한 세계 최고의 독보적인 레이저 솔루션기업으로 우뚝 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