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새벽배송보다 어려운 '2시간 배송'에 나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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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바로배송을 위한 천장 레일이 설치된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모습.
<2시간 내 배송 서비스인 바로배송을 위한 천장 레일이 설치된 롯데마트 스마트스토어 모습.>

롯데마트가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배송 승부수를 띄웠다. 주문 후 2시간 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바로배송을 전격 확대하고 내달 중순부터 새벽배송도 새롭게 시작한다.

두 사업 모델 중 무게를 실은 차별화 승부수는 '바로배송'이다.

새벽배송보다 빠른 배송 편의를 보장하지만 비용 부담은 덜하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바로배송은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새벽배송은 영업시간 규제에 막혀 불가능하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현재 중계·광교점 두 곳에서 진행 중인 '바로배송' 서비스를 연내 18개점으로 확대한다. 2021년에는 전국 41개점으로 대폭 늘린다. 연내 롯데마트 점포수를 109개로 줄이는 만큼, 내년까지 전체 매장에 절반가량을 2시간 배송이 가능한 전초기지로 탈바꿈한다는 계산이다.

롯데마트 바로배송 점포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매장 내 천장 레일과 4개의 수직 리프트를 설치한 스마트스토어, 다른 하나는 매장 내부가 아닌 후방에 자동화 패킹 설비를 설치한 다크스토어다. 두 모델 모두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여 기존 마트를 배송 거점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시작한 온라인 통합몰 롯데온과 오프라인 점포와의 O4O(Online for Offline) 시너지를 꾀하는 롯데 입장에선 주문 후 2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바로배송 서비스 안착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바로배송을 도입한 광교점의 경우 약 20일간 일 주문 건수가 3배 가까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새벽배송 시장에도 도전 의지를 밝혔지만 바로배송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포온라인센터를 통해 내달 중순부터 시작하는 새벽배송 서비스 권역은 서울 서남부 지역으로 한정된다. 이미 전국 단위 새벽배송 서비스를 구축한 쿠팡 등 온라인 업체와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다.

롯데마트 김포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롯데마트 김포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롯데는 오는 10월까지 경기 남부지역과 부산지역까지 서비스 권역을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를 위한 물류센터 확보도 쉽지 않다. 작년부터 새벽배송을 시작한 이마트 SSG닷컴도 서비스 가능 지역은 수도권으로 한정돼 있다.

롯데의 새벽배송 시장 참전에 발목을 잡은 것은 정부의 규제다. 유통산업발전법이 정한 대규모점포 심야 영업제한으로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밤 12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온라인 배송도 제한된다. 당연히 새벽배송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새벽배송을 하려면 전용 물류센터가 필요하지만 이미 상당수의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한데다 실적마저 악화된 대형마트 입장에선 무턱대고 비용을 들여 전국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확충하기가 쉽지 않았다.

온라인 물류센터 한 곳을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 2000억원에 달한다. 새벽배송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마트조차 온라인 전용물류센터는 3곳에 불과하다. 목표로 세웠던 4·5호 물류센터 확보도 지역 주민의 반발과 긴축 경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결국 기존 점포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새벽배송보다는 영업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승부를 봐야 했다”면서 “고심 끝에 만들어낸 모델이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바로배송”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