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기업 "넷플릭스법 시행령 알려달라"...과기정통부 “영향 안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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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기업 "넷플릭스법 시행령 알려달라"...과기정통부 “영향 안 받는다”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서비스 안정 수단 확보를 의무화하는 개정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미국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우리 정부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무역대표부를 비롯 기업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에 대한 의견 및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국내외 CP에 '서비스 안정성 유지 의무'를 부여하고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여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미국측은 서한을 통해 입법과 관련, 향후 미국 기업의 망 이용대가 부담 증가 등이 예상된다는 일반 입장을 전달하며 규제 방식을 규정할 시행령 개정 방향과 내용 등에 대해 문의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8일 “시행령 내용에 대한 문의가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하거나 시행령과 관련한 방향성 및 우려 등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측 행보는 시행령 개정을 앞두고 사전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미국 CP가 모두 대상에 포함돼 규제 내용·수위에 따라 언제든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무언의 신호탄일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그동안 미국은 자국 CP 규제에 민감하게 대응했다.

이보다 앞서 2018년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글로벌 CP에 국내 서버 설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이 “데이터 현지화 정책을 피해 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혀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통신사 관계자는 “한국에서 글로벌 CP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처음 시행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미국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서한에서 과도한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과거처럼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논리로 언제든지 압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과기정통부는 행보에 구애받지 않고 예정대로 시행령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입법 취지와 규제 분석 등을 통해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라면서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미국측과 통상 문제가 없도록 관계부처 및 통상분야 전문가가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