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노화 속도 조절해 수확량 늘린다

IBS, 생육·광합성 기간 연장해 수량성 7%향상 성공
노화지연 이론 세계 첫 증명…식량문제 해결 기대

국내 공동연구진이 벼 노화 속도를 조절해 수확량을 늘리는 방법을 개발했다. 작물 종 노화 차이를 이용, 고생산성 품종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벼 노화 조절 유전자를 밝히고 생육 및 광합성 기간을 연장해 벼 수량성 7% 향상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수량성은 단위면적 당 수확량을 뜻한다.

이 연구는 식물 노화수명 연구단 소속 이시철 연구위원, 남홍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팀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이 참여했다.

벼 노화조절 유전자 도입 및 수량 증진 효과.png
벼 노화조절 유전자 도입 및 수량 증진 효과.png

작물 노화 속도를 늦춰 수량성을 높이는 '노화지연' 이론은 유력한 식량문제 해결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노화 속도를 늦춰도, 벼가 제때 익지 않아 수량성 증가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노화를 늦춘 인디카종 수량성을 7% 증가시켜 노화지연 이론을 세계 최초로 증명한 사례다.

연구진은 벼의 대표 아종인 자포니카와 인디카를 유전적으로 비교분석했다. 이 결과 벼의 엽록소 분해 효소인 'OsSGR 유전자'가 두 아종 간 노화 속도 차이를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 유전자 발현을 결정짓는 염기서열 '프로모터'가 핵심요인이었다. 연구진은 이것에 착안해 자포니카벼의 OsSGR 유전자를 인디카벼에 도입했다.

새로 개발한 벼 품종은 광합성 양과 기간이 증가해 생산성이 기존대비 7% 향상됐다. 곡식이 알차게 여무는 등숙률도 9% 올랐다.

이시철 연구위원은 “벼 노화 연구로 수명을 조절,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증진하는 데 성공했다”며 “노화조절 유전자를 이용해 벼뿐 아니라 다양한 작물 육종 개발이 가능해지고, 식량문제 해결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