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세계적 언택트 트렌드는 초연결성을 제공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위기이자 기회”라며 “이동통신부터 뉴(New) ICT사업, 기업 문화까지 새로운 시대에 맞게 혁신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한 '비대면 타운홀'에서 이같은 내용의 SK텔레콤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코로나가 세계적으로 슬로우 다운(천천히 행동하기)을 요구하고 있지만, ICT기업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변해야 한다”며 “전 영역에서 구 시대 공식을 모두 깰 때”라고 강조했다.
변화 방법으로 박 사장은 “이동통신 경쟁력을 가입자당매출(ARPU), 가입자 수로 계산하고, 점유율을 고지 점령전으로 생각하는 시각부터 탈피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게 사업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평가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당장 손해가 되더라도 모든 새로운 사업을 인공지능(AI), 클라우드화하는 변화를 시도해야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며, “디지털 시대에는 뉴 ICT 상품을 보다 많은 회사에 개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서비스위원회 산하 '주니어 보드'를 신설, 모든 서비스 출시에 앞서 디지털 세대인 젊은 직원에 의사결정을 받자는 파격적 제안도 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초협력 시대 키워드로 '자강(自强)'을 강조했다. 국내외 주요 기업과의 초협력에 있어 스스로 강하지 않고서는 곧 한계에 달하지만, 새 시대를 이끌 힘이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한 기회를 열 수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 4대 사업부장 등 경영진은 코로나19로 사업 환경이 악화됐으나 그동안 축적한 디지털 역량과 기술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만들고 있다고 역설했다.
SK텔레콤 경영진은 언택트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망 장점을 연결한 O2O 마케팅 플랫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확대 △언택트 출입통제 솔루션 출시 △동영상 커머스 차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에도 임직원이 사업 방향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타운홀'은 지속해야 한다고 판단해 비대면 타운홀을 기획했다.

비대면 타운홀이 열린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는 박 사장과 20여명 임원만 참석하고, SK ICT 패밀리 임직원은 T전화 그룹통화, 영상통화 '서로', PC/모바일 스트리밍, 사내방송 등 다양한 비대면 솔루션을 통해 참여했다.
비대면 타운홀에 참여한 임직원은 댓글을 통해 일하는 방식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SK텔레콤 경영진은 △본사가 아닌 집에서 10~20분 거리 사무실로 출근하는 '거점 오피스' 확대 △ICT로 업무효율을 높이는 '스마트솔루션' 강화 의견에 동의하며, 즉시 준비키로 했다.
박 사장은 △재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교화하는 '디지털 워크2.0' △구성원이 직접 필요조직을 신설하는 '애자일(Agile) 그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비대면 타운홀'을 열어 시대의 변화에 맞게 기업 소통 문화도 혁신해 나갈 예정이다.
박 사장은 “위기 속에서도 SK 인프라가 우수하고,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높은 자부심을 느낀다”며, “임직원이 코로나19로 거리를 두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디지털로 보다 단단하게 결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