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하반기도 어렵다...철강·반도체·정유 어두운 전망

전경련 산업전망세미나
코로나19로 수요 절벽 겪은 업종
재고 탓 가격 하락→수익성 악화
조선·전자·자동차 실적 회복 예상

하반기 주력 제조업이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업종별로 철강·반도체·정유는 3약, 조선·전자·자동차는 3중으로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20년 하반기 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산업별 전문가들이 조선, 철강, 반도체 등 6개 주력 제조업과 건설업, 항공업 전망을 발표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개회사에서 “코로나19로 상반기 제조업은 유례없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고, 하반기 전망도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모든 경제주체가 합심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하반기도 어렵다...철강·반도체·정유 어두운 전망

세미나 연사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 주력 제조업 업황이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며,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종별 전망은 '3약(철강·반도체·정유) 3중(조선·전자·자동차)'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요절벽을 겪은 철강은 연중 내내 높은 수준의 철강 재고량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철강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정유는 상반기 유가급락과 락다운으로 정유 제품 수요의 70~80%를 차지하는 항공, 차량, 선박 운행이 크게 줄어 마진이 악화됐다. 하반기에도 정유 제품 수요가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당초 하반기 모바일 신제품 효과로 D램 수요 증가가 예상됐으나, 서버 판매량 둔화와 스마트폰 수요 회복 지연 영향에 공급 증가까지 더해지며 공급 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다.

조선·기계는 최근 카타르 LNG운반선 도크계약 체결 소식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증가했다. 그러나 전 세계 락다운 확산 이후 운임 급락과 코로나19 재확산 위험 상존이 변수로 꼽혔다.

전자·전기는 코로나19 이후 내수의 빠른 회복과 유럽 전기차 고성장에 따른 국내 배터리 수요 증가, 우호적 환율 여건, 하반기 이연수요 존재, 2분기 실적 기저효과로 하반기 일부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다만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글로벌 생산시설 셧다운, 주요시장 소비절벽으로 최악의 실적을 경험한 자동차는 5월 이후 주요 생산거점이 가동 재개를 시작하면서 대기수요로 인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 멕시코와 인도 등 신흥국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올 경우 생산시설 가동 재중지와 수요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항공 산업은 각국이 봉쇄완화 조치를 시작하고 있음에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향후 국내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국제여객항공시장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예정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하반기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갈등, 일본 수출 제재 문제 등의 이슈가 더해진 만큼 전 산업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