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CT 인도네시아 지사, 국내 첫 통신 규격 시험기관 자격 획득…수출 기업 시험 장벽 넘는 디딤돌

인증요건 까다롭고 비용 7배 비싸
2년 전 현지법인 설립 후 꾸준히 노크
현지 시험 분야 확대·시설 투자 추가
수출기업 비용 절감·병목 해소 기대

전기전자통신 시험기관 에이치시티가 국내 시험기관 최초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회사는 동남아시아 ICT 시험인증 서비스 시장 중 가장 큰 국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2018년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등 2년 동안 노력을 기울인 끝에 통신 규격 지정시험기관 자격을 획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험인증 무역장벽'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시험인증 비용도 적지 않게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에이치시티(대표 이수찬)는 국내 시험기관 최초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이번에 지정 시험기관 자격을 획득함에 따라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통신인증시험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수찬 에이치시티 대표(오른쪽 네 번째)와 인도네시아 SDPPI 관계자들은 에이치시티 인도네시아 지사의 지정 시험기관 자격 획득에 앞서 에이치시티 본사를 방문, 정보교류의 장을 갖고 기념촬영했다.
이수찬 에이치시티 대표(오른쪽 네 번째)와 인도네시아 SDPPI 관계자들은 에이치시티 인도네시아 지사의 지정 시험기관 자격 획득에 앞서 에이치시티 본사를 방문, 정보교류의 장을 갖고 기념촬영했다.

회사는 통신 제품 특성상 현지 시장 진출이 녹록지 않은 시험인증 시장 진입을 위해 오랜 기간 현지 정보통신부 산하 인증기관인 'SDPPI'와 친밀한 관계를 꾸준하게 유지해왔다. 기술교육·기술컨설팅 등 업무를 지원하고 현지 시험소협회와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았다. 인체전자흡수율(SAR) 규격에 대한 세미나도 세 차례나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인증 시험 산업 육성을 내세우고 새로운 통신 제품 수입을 위한 현지 통신 규격 인증 취득 자격 요건을 까다롭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불확실한 인증 정책과 잦은 인증 시험 지연, 기술적 이해도가 비교적 낮은 현지 시험기관 능력으로 인해 시험인증 기술 이슈는 국내 수출 기업에 고민을 안겨주는 상황이었다.

에이치시티는 국내 기업의 통신 제품 현지 수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지름길로 인도네시아 지사 설립을 국내 시험 기관 중 최초로 결정했다. 현지 관계 종사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현지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조사를 마치고 2018년부터 통신 규격 지정 시험 기관 자격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회사는 인도네시아 공인시험자격 인정기관인 KAN으로부터 IEC/ISO 17025 인가를 획득하고, 이를 토대로 SDPPI에 인가를 신청하는 등 오랜 기간 준비를 거쳐 마침내 현지 통신시험기관으로서 자격을 획득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은 에이치시티의 인도네시아 지정 시험 기관 자격 획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제때 신제품을 출시하고 적지 않은 시험인증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외 시험기관 성적서 발급 비용을 자국 내 시험기관 성적서 발급 비용 대비 7배 가까이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치시티는 현지 기술 현황과 규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제조사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인증 취득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향후 인도네시아 지사의 시험 분야를 확대하고 추가적으로 시설 투자도 진행키로 하는 등 현지 인증시험 시장에서 빠른 시일 내 자리매김하기로 했다.

허봉재 에이치시티 사장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외 시험 인증 대행업무 과정에서 허위 성적서가 등장하는 불법 사례가 발생해 현지 시험기관이 발행한 시험 성적서를 선호한다”면서 “현지 시험기관 자격 획득을 계기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겪는 시험인증획득 병목 현상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