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각자도생 vs 협력·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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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중국산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 시리즈에는 BOE 패널, 중저가폰인 갤럭시A에는 CSOT 패널 적용을 각각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판이 유연해 디자인 자유도가 높은 플렉시블 OLED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이 80%를 넘고, 그동안 삼성 폰에 탑재된 OLED도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으로 공급했다.

플렉시블 OLED(사진: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가 수급 다변화를 추진하는 건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경쟁은 더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더 값싼 부품을 찾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삼성은 같은 집안 식구라 해도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경쟁을 지향한다.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하는 중국산 디스플레이를 쓰는 게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삼성전자의 중국산 플렉시블 OLED 검토는 한국이 독주해 온 시장이 이젠 중국과의 경쟁 구도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디스플레이 성장세가 무섭다는 게 걸린다. 자칫 삼성전자가 중국을 돕는 형국이 될까 우려된다. 가뜩이나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체력을 키우고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낮은 가격에 공급하며 경쟁사를 고사시킨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LCD가 그랬고, 이제 다음으로 OLED 차례다.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업계도 폴더블, 롤러블, 퀀텀닷과 같은 차세대 기술로 달아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신기술 상용화는 오래 걸리고, 홀로 되지 않는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에도 각자도생이 아닌 협력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