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관리통합센터 한 곳당 게임중독 상담 1.4명 불과

작년 전국 50곳 상담자 72명
2017년 정점 이후 지속 감소
질병코드 도입 중요 단서 전망

중독관리통합센터 한 곳당 게임중독 상담 1.4명 불과

지난해 전국 50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등록한 인터넷·게임 중독 상담자 수가 7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한 곳당 연평균 상담자가 1.4명에 불과한 것으로, 게임 중독 치료(상담) 수요가 높지 않다는 의미다.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 논의에 중요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인터넷·게임 중독 상담자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228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8년 101명, 2019명 72명 등 2년 새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광역센터 가운데 대전센터는 2015~2019년에 총 4명만 인터넷·게임 상담자로 등록했다. 부산센터는 최근 2년 동안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충북과 충남에 있는 3개 센터(청주·아산·천안) 역시 2년 동안 등록자가 없었다.

통계 수치가 인터넷과 게임을 구분하지 않은 것임을 고려하면 순수 게임 중독 상담자 수는 더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중독 상담자의 감소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센터 상담자 수 변화와 게임이용장애의 심각성을 연관 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 중독과 무관한 환경 변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게임 중독이 병리적 중독이 아니기 때문에 상담자가 지속 감소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다.

정의준 건국대 교수가 2014∼2018년에 청소년 2000명(게임과몰입군·일반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게임이용자 패널 코호트 조사 1~5차연도 연구'에 따르면 게임과몰입에 빠진 청소년의 60%가 아무런 조치를 받지 않고도 1년 후 일반군으로 이동했다.

5년 동안 과몰입군을 유지한 청소년은 1.4%(11명)뿐이다. 그마저도 마약중독, 약물중독 같은 병증은 보이지 않았다.

정 교수는 게임과몰입이 청소년 시기의 특수성과 문화적 환경 영향으로 발생하는 일시 상황일 가능성이 짙다고 분석했다.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업계 전문가는 “센터 상담자 수 감소는 게임을 과거 잣대로 무리하게 치료 대상으로 설정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면서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게임 장애 환자가 많지 않고, 설령 있다 해도 정신질환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복합 요인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게임이용장애를 새로운 국제질병표준분류(ICD-11)에 등재하기로 결정하고 2022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5년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 이전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민간 협의체 중심으로 실태조사와 파급효과 등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

〈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인터넷·게임 중독 상담자 현황

<(출처:보건복지부)>


(출처:보건복지부)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