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정부 '저출산 대책'도 '디지털 전환' 필요

[관망경]정부 '저출산 대책'도 '디지털 전환' 필요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3명은 결혼 후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9 한국의 사회지표' 결과다. 무분별한 경쟁 사회에서 자손보다는 자기 자신의 생존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에 천문학 규모의 예산을 쏟아부으면서도 처참한 출산율 성적표를 받은 것은 디지털 전환을 대책으로 활용하지 못한 탓도 크다. 정부 차원의 원격근무 지원, 출산 컨설팅 플랫폼 등 활성화가 필요하다.

정부가 1·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한 2006년부터 150조원이 넘게 저출산 예산을 쏟아부었다. 올해 예산 512조3000억원 가운데 보건·복지·노동 분야가 180조5000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저출산 기류는 걷히지 않고 있다.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소치인 7만명대를 기록했다. 반면 1분기 사망자 수는 약 8만명에 이르면서 자연인구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뛰어넘는 데드크로스가 현실화한 셈이다. 육아를 맡고 있는 근로자에게 원격근무는 경영 효율성뿐만 아니라 사회에까지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다.

원격근무 체제를 적용한 '자율출퇴근제'는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꼽는다. 실제로 워킹맘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꺼내는 얘기다. 단기나마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미 코로나19로 원격근무 실행 가능성은 어느 정도 증명됐다. 다만 아직 대기업만큼 여력이 안 돼 유연근무제에 엄두도 못 내는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다.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관련 지원책을 고민해 봐야 할 이유다.

저출산 대책에서도 육아를 도맡고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 원격근무 시스템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나 세제 혜택도 필요한 실정이다.

육아 환경이 개선되고 여가 기회가 늘면 '저출산' '내수 경기 침체' 등 사회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육아 지원 플랫폼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한 가장 큰 부담은 경제다.

다양한 임신 지원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맘편한 임신'은 지난 5월부터, 초등학생 방과 후 돌봄 정보를 통합 안내하는 '온종일돌봄'은 이달부터 각각 정부24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대책인 만큼 적극 홍보가 필요하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우리 사회 구조를 뒤흔드는 국가가 무엇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대응해야 할 일이다. 한 전문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뾰족한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예산 투입 말고는 정부의 절박함이 보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