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마힌드라 대신할 투자처로 '中지리차' 부상

쌍용자동차를 살릴 새로운 투자처로 중국 지리차가 부상했다. 쌍용차 대대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지리자동차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 검토에 들어갔다. 투자 방식 협의 등 아직 초기 단계로 알려졌다.

쌍용차, 마힌드라 대신할 투자처로 '中지리차' 부상

중국 지리차는 쌍용차에 관심을 가진 건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기술로 분석된다. 지리차는 스웨덴 브랜드 볼보를 인수했지만, 기술을 이전할 수 없는 조건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리차가 전략적 투자자 수준을 넘어서 대주주가 된다면 쌍용차는 다시 중국 업체로 넘어가는 셈이다. 중국 상하이차가 팔고 나가면서 남긴 '먹튀' 충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힌드라는 4월 투자계획을 철회하며 쌍용차 경영진의 새 투자자 모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마힌드라마저도 본국에서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신규 투자는 거부했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인도에서 현지 기자들에게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만약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율이 내려가거나 투자자가 우리 지분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날 매각 자문사로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선정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지금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이 얘기한 대로 '생즉사 사즉생'을 실행할 때”라고 말했다. 이는 비용 절감과 사업재편을 통한 수입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투자계획을 철회한 뒤 경영난 극복과 신차개발 등을 위해 약 2000억원 정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일단 쌍용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웠던 기업이므로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지원을 위해선 대주주 책임, 이해관계자 고통분담, 수익창출 사업구조 마련 등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