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3분기에도 공장 가동률 하향 유지

[사진= 전자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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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올 1·2분기 하향 조정했던 공장 가동률을 3분기에도 유지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여전히 낮은 석유제품 수요 등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울산 공장 가동률을 80~85% 수준으로 맞추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보다 15~20%포인트(P) 낮췄던 1·2분기 가동률을 유지하는 것이다.

애초 정유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오는 7월부터 공장 가동률을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본격 정상 가동할 채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정기보수(TA)를 앞당겨 진행, 이달 말 종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SK이노베이션은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해외 수출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공장 가동률을 상향 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보다는 3분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수급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공장 가동을 탄력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정기보수를 종료했으나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 공장 가동률은 85~90% 수준”이라면서 “코로나19 영향 이후 조정한 수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GS칼텍스는 인위적 공장 가동률 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정기보수를 지난 3월 시작, 지난달 초에 마무리했다”면서 “정기보수 이전에도 공장 가동률 조정은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2~3분기에 걸쳐 정기보수를 진행, 공장 가동률을 자동 조정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2분기 실적은 적신호가 켜졌다.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이 이달 셋째주 들어 배럴당 0.1달러로 14주 만에 플러스(+) 전환했지만, 크게 미흡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본격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되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재확산하고 있어 수요 전망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