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사업 과업 변경 갈등 여전···SW진흥법 시행령에 해법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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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확한 RFP…공공SW 분쟁 원인
관세청·국방부 상대로 소송 잇달아
중견·중소기업 적자 떠안는 구조
업계 "시행령에 구체적 기준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과업 변경을 둘러싸고 발주처와 수행사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행사는 계약 내용보다 과업 범위가 늘어나 추가 대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주처는 기존 계약대로 진행한 사안이어서 협상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불명확한 제안요청서(RFP)도 문제지만 과업 변경에 따른 추가 대가 논의가 제도로 뒷받침되지 않은 것도 해결 과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정보기술(IT)서비스 업체 A사가 관세청 대상 1심 소송에서 패한 후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다.

A사는 관세청 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관세청이 계약에 없는 추가 과업을 지시했다며 관련 비용 약 60억원을 요구했다. 관세청은 기존 계약과 다를 것이 없어 추가 비용 지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소송이 시작됐다.

A사 관계자는 “1심에서 패했지만 추가 과업 증명을 위한 자료를 확보해서 항소심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도 국방부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 등은 국방부가 국방 국군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 발주 당시 RFP에 담지 않은 신규 업무 2800여건을 추가, 투입 인력이 늘고 사업 기한이 길어졌다고 주장했다.

예상 대비 사업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 사업비(250억원)에 버금가는 금액을 국방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SW 사업에서 발주처의 업무 범위 변경에 따른 소송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피해 금액이 큰 경우 대형 IT서비스 기업은 최후 수단으로 소송을 선택한다. 그러나 중견·중소 SW 기업은 기간과 비용, 발주처와의 관계 때문에 소송까지 가는 사례가 드문 편이다.

중소 SW 기업 관계자는 “공공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공공사업 수주가 늘면서 추가 과업에 따른 분쟁도 잦아졌다”면서 “최대한 발주처가 원하는 방향으로 협의하려 하지만 추가 비용 등을 고스란히 적자로 떠안는 구조여서 사례가 반복되면 버티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SW 과업 변경 분쟁의 가장 큰 요인은 불명확한 RFP다.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3년 'SW사업 요구사항 분석·적용 가이드'까지 내놓았지만 근본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RFP가 명확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과업이 변경될 수 있다. SW 개발 사업은 특성상 사업이 진전되면서 고객의 요구 사항이 더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경우 수행사가 추가 대가 지급을 꺼린다는 점이다.

SW업계는 올해 말 시행을 앞둔 SW진흥법 전부개정안에 이에 대한 대책이 구체적으로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기존 SW산업진흥법 시행령을 우선 개정했다. 과업변경심의위원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위원회 구성 요건을 완화하고, 과업 변경 시 계약금액·기간조정 등 후속 조치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했다.

SW업계는 여기에 그치지 말고 SW진흥법 전부개정안 시행령에 법 실효성 확보를 위한 세부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SW정책연구소 관계자는 “법제화된 요구 사항의 상세화 기준을 강화하고 철저한 모니터링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과업 범위를 명확하게 하더라도 SW 사업 특성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업 수행 도중 과업 변경에 대비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