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스타항공 지분 헌납...제주항공에 M&A 이행 촉구

제주항공 '체불임금 부담' 줄어들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일가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포기했다. 현재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38.6% 지분은 이스타항공 자사주로 넘어간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부담이 줄어든 만큼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 협상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전무는 29일 서울 강서구 본사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을 대신해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 측에 헌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는 이스타홀딩스로 지분율이 38.6%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번에 이 의원 일가가 포기한 지분은 약 410억원 규모다.

앞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비디인터내셔널, 대동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이 이스타항공 자사주로 귀속되면 제주항공의 인수 부담이 작아진다. 이전에는 인수금뿐 아니라 체불임금까지 부담해야 해 이스타홀딩스와 마찰이 있었다. 이제는 제주항공이 인수금만 부담하면 체불임금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이스타항공이 2월부터 6월까지 지급하지 못한 체불임금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스타항공은 상당 기간 제주항공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는다면서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당초 오늘은 제주항공과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날”이라며 “현재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나 해결 방법은 제주항공에 인수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겪는 어려움의 1차적 책임은 저희에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다”며 “대기업 계열사이자 1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정부 지원과 임직원 결속도 당부했다. 최 대표는 “피땀흘려 일궈온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달라”며 “이스타항공 구성원도 똘똘 뭉쳐 위기를 돌파하자”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기체결된 이스타항공 지분 매각 계약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 의원 일가가 보유한 모든 지분을 내려놓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번 이스타항공 지분 매각에 참여한 비디인터내셔널 대표이사가 이 의원의 형 이경일씨라는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관계자는 “비디인터내셔널 실소유주는 이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