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욱 라닉스 대표 "뚝심으로 만든 V2X 칩…세계적 경쟁력 자신"

최승욱 라닉스 대표. <전자신문DB>
최승욱 라닉스 대표. <전자신문DB>

“세계 수준의 V2X(차량-사물 통신) 칩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는 10여년 간 기술 개발에 매진해 만들어낸 자사 V2X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2003년 설립된 라닉스는 V2X 통신 칩 기업이다.

V2X는 말 그대로 차량과 주변 차량, 주변 사물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통칭한다. 최근 대세인 자율주행 기술에서 필수 요소다. 도로 위 사물이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차량 내 콘텐츠를 내려받을 때 활용한다.

라닉스는 지난 10년간 고독한 개발 과정을 거쳤다. 국내 복수 회사가 V2X용 반도체 개발에 도전했다. 그러나 시장 개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투자 여력 부족 등으로 기술 개발을 중단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꿋꿋이 연구에 매진했다. 회사 주력인 고속도로 하이패스 결제용 단거리전용통신(DSRC) 칩 매출이 오르는 대로, 시장 가능성 하나로 V2X 솔루션 기술에 투자했다.

그는 “국내 중소업체 중 유일하게 도전하는 과제인 만큼 고된 연구 기간이 이어졌지만, 국가적 사명이라 생각하고 기술 개발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최승욱 라닉스 대표 "뚝심으로 만든 V2X 칩…세계적 경쟁력 자신"

라닉스는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V2X 통신 체계에 대응할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DSRC 통신 방식용 V2X 모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DSRC 방식은 V2X 통신 체계 가운데 안전성 검증과 표준화가 상당 수준 진전된 시스템이다.

라닉스 칩은 한국자동차연구원(전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서 인증 작업도 거쳤다. 그는 “모뎀 칩, 보안, 무선주파수(RF) 칩 설계 기술도 세계적으로 알려진 경쟁사 기술 수준과 비슷하거나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세계 유력 통신사들이 밀고 있는 최신 체계인 셀룰러-V2X(C-V2X)용 모뎀 칩 개발도 순항 중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 산하 칩 회사와 협력해 C-V2X 모뎀 칩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5G 시대를 대비한 차세대 C-V2X 솔루션 개발도 한창이다.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이스라엘 오토톡스 등 세계적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경쟁사들은 하드웨어 칩 설계만 하는 반면에 라닉스는 수시로 기능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지원까지 구현 가능하다.

최 대표는 “고객사의 번거로움을 해소해달라는 요청에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시작했다”며 “원스톱 솔루션은 라닉스만이 가진 장점”이라고 자평했다.

라닉스는 지난해 9월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계 상황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기술 가능성을 인정받아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다른 산업 분야보다 미래 기술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 특성이 상장 성공의 배경이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평범한 기술로 성장성 특례 상장제도의 혜택을 보는 것은 어렵지만, 국내 시스템반도체 회사들은 충분히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자금을 확보한 다음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