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22>어려울수록 이성보다 감성이 큰 힘을 발휘한다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우리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일까? 감성적인 동물일까? 많은 경영학자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제시한 바 있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라레슈 교수 또한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 감성적 존재”라고 지적하며 “생산, 유통, 마케팅, 판매, 조직 운영 등 경영 전반 모든 이슈에는 감정적 요인이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제럴드 잘트만 미국 하버드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 행동의 95%는 무의식 영역에서 발현된다고 한다. 잘트만 교수가 말하는 무의식 영역이란 감정 영역을 말한다. 즉 감정은 인간 행동을 강력하게 유발하고 통제하지 못하는 무의식에 가까운 즉각적 반응으로 이 부분에 대한 이해 없이 인간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을 이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찰리 채플린은 감성을 이용해 불멸의 코미디언이 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찰리 채플린은 미국 대공황 시절을 대표하는 희극인이다. 채플린은 1914년 가까스로 '인생살이(Making a Living)'라는 단편영화의 주연을 맡을 수 있었다. 그의 역할은 예술가로 위장한 사기꾼이었다. 이 역할을 위해 그는 헐렁한 바지와 중절모, 터무니없이 큰 장화 차림에 지팡이를 들고 수염을 그렸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물의 탄생이었다.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에 한 손으로 지팡이를 빙빙 돌리며 온갖 종류의 개그를 선보였다. 당시 감독이었던 맥 세넷은 영화가 희극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채플린의 자질을 의심했다.

하지만 몇몇 영화비평가의 견해는 달랐다. 한 잡지에 실린 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다. “뻔뻔하고 재치 있는 역할을 잘 소화해낸 연기자의 탁월한 자질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그의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는 일류 코미디언이다” 결국 영화는 관객 호응을 불러일으키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인생살이'에서 보여준 채플린의 연기는 그를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았다. 연기의 핵심은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천진난만한 모습에 있었다. 그는 대중의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른 영화에서도 그런 점을 더욱 발전시켰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연기를 했다.

'은행(The Bank)'이라는 영화에서는 은행강도를 용감히 물리치는 공상에 젖은 은행경비원 역할을 맡았고, '전당포 주인(The Pawnbroker)'에서는 괘종시계를 망가뜨리는 점원 역할을 맡았다. 특히 '어깨 총(Shoulder Arms)'이라는 영화에서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 속에서 전쟁을 수행하던 군인 역할을 맡아 어린아이의 눈으로 전쟁의 참화를 바라보는 연기를 소화해냈다.

채플린은 상대 배역을 정할 때 항상 자기보다 몸집이 큰 배우를 구했다. 그는 그들을 위협적인 성인 모습으로 분장시켰고, 자신은 연약한 어린아이처럼 분장했다.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세상에서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은 엄청난 호소력이 있었다.

힘이 있는 것처럼 보이면 유혹은 고사하고 사람들의 경계심만 부추기게 된다.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연약하고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더욱 경제상황이 엄혹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생의 모습보다는 자신의 이해관계만 앞세우기 쉬운 상황이다. 과거에는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누군가로부터 무언가를 얻어 내거나 자신의 뜻에 따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설득력을 갖춰야만 한다. 이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가장 큰 힘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