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재고떨이' 닛산…"AS 정비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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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수 발표 후 1000만원 이상 할인
알티마 등 824대 판매…작년보다 190% 급증
한국닛산 "8년간 부품 공급 약속"에도
딜러사 계약 종료 등 잇단 이탈 조짐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한 닛산이 지난달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앞세워 판매를 크게 늘렸지만 여전히 사후관리(AS)에 대한 세부 운영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기존 서비스센터를 운영해 온 일부 딜러사들은 본사와의 계약을 종료하는 등 이탈 조짐도 보여 서비스 품질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닛산 서비스센터 직원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닛산 서비스센터 직원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지난 5월 28일 철수 발표 이후 6월 중 알티마 등을 1000만원 이상 할인, 824대를 판매했다. 전월 대비 261%, 전년 동월 대비 190% 각각 급증한 수치다. 알티마는 지난달 681대를 판매해 198% 늘었고, 5월 한 달 동안 1대도 못 판 맥시마는 지난달 143대 판매를 등록했다.

닛산 차량의 할인 폭은 모델별, 딜러사별로 최대 1400만~1500만원에 달했다. 알티마는 1900만원대, 맥시마는 3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고 차량은 며칠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닛산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역시 할인 폭을 키우며 지난달 102대를 판매, 5월보다 61% 증가했다.

철수 소식 이후 오히려 판매가 늘어난 건 이례다. 향후 AS에 대한 세부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한국닛산과 딜러사들은 재고떨이를 위한 대규모 할인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닛산은 신차에 대한 3년 품질 보증기간을 기존처럼 그대로 보장하며, 2028년까지 8년간 AS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실제 AS를 담당하는 딜러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서비스센터 문을 닫을 경우 사실상 이를 제지할 방법이 전무한 상황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닛산이 국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8년 동안 부품을 공급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이행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 “해당 법규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해야 하지만 철수 후 일본 닛산 본사에 책임을 묻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닛산 신형 알티마.
<지난해 7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닛산 신형 알티마.>

그동안 한국닛산은 딜러사를 통해 서울과 고양, 인천, 안양, 용인, 원주, 대전, 전주, 광주, 대구, 창원, 부산, 제주 등에 서비스센터를 운영해 왔다. 서비스센터는 공식과 협력·지정점을 포함해 닛산 14개, 인피니티 13개 등 총 27개였다.

그러나 철수 발표 이후 일부 딜러사들이 계약 종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는 등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닛산 딜러사인 에쓰비모터스(부산)와 엠오토모빌(청주)은 고객에게 서비스센터 운영 중단을 통보했다. 닛산은 이들과 계약을 종료하면서 수입차 정비 프랜차이즈 업체인 코오롱모빌리티에 위탁했다.

업계는 향후 다른 딜러사들도 계약 종료를 원할 경우 닛산 AS는 위탁 형태로 남게 될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판매된 닛산·인피니티 누적 차량은 8만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 정비의 경우 브랜드만의 전문 정비 인력과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은 “철수 발표 이후 딜러사들을 만나 향후 AS 계획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방안은 아직 발표할 단계가 아니다”며 같은 입장만 되풀이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