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중고차 거래 활발…"10명 중 3명 안 보고 샀다"

매물을 직접 보지 않고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하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증가했다. 향후 중고차 매매업에 대한 대기업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온라인 거래 비중은 더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13일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기업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차사기 홈서비스' 거래 비중은 34.8%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구매자 10명 3명 이상이 차량을 보지 않고 구매한 셈이다. 매장 방문이 어려운 평일에는 온라인 구매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연간 케이카 중고차 거래량은 7만~8만대 수준이다.

중고차 전문가가 온라인 매물 등록 전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중고차 전문가가 온라인 매물 등록 전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비대면 중고차 거래가 주목받는 것은 회사가 중고차 구매 후 일정기간 품질을 보증하고 환불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직영 중고차 브랜드로는 케이카와 리본카가 대표적이다.

케이카가 선보인 온라인 중고차 구매 서비스인 내차사기 홈서비스는 2015년 처음 론칭 이후 누적 이용 건수가 20만건을 돌파했다. 오토플러스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도 온라인에서 검색부터 계약, 결제, 배송까지 가능한 중고차를 선보이고 있다. 리본카는 중고차를 매입, 133개 주요 항목을 진단하고 품질 복원을 거쳐 디지털 쇼룸에서 비대면으로 차량을 판매한다.

온라인 중고차 거래가 활발한 이유로는 브랜드 신뢰도, 보증과 환불 제도가 꼽힌다. 케이카 자체 설문조사 결과 중고차 구매 시 72.1%가 온라인으로 중고차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 구매 이유로는 '브랜드를 믿을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32.6%로 가장 많았고, '보증 서비스가 있어서'(32.2%)와 '환불이 가능해서'(23.3%)가 뒤를 이었다.

실제 온라인 결제 시스템 도입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중고차 업계의 비대면 구매 시스템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 결제 이용률도 크게 증가했다. 내차사기 홈서비스 이용 고객 중 상담원 연결 없이 온라인으로 결제한 비중은 24%에 달했다. 연령별 즉시결제 이용 비중은 온라인 쇼핑에 가장 적극적인 30대가 44.9%로 가장 높았다.

케이카나 리본카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수입차 회사가 직영 중고차와 유사한 개념인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인증 중고차는 브랜드 자체 기준에 따라 매입, 진단, 수리를 거친 중고차에 대해 일정기간을 보증해 판매하는 개념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 생계형 적합업종 최종 제외 발표를 앞둔 점도 향후 중고차 온라인 쇼핑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계형 적합업종이 제외되면 사실상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져 직영 중고차 시장 규모가 확대, 소비자들의 선택폭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으로 직영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면서 “향후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거나 렌트 등 공유차량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의 온라인 중고차 선호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