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언스 시대]"무엇이든 물어보세요" AI 상담원 '챗봇'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액정 교체 및 비용이 궁금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삼성전자가 홈페이지에 도입, 운영 중인 대표 인공지능(AI) 대화형 챗봇(Chatbot) '써비'는 “휴대폰 액정 교체가 궁금해”라는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굳이 비용, 방법 등 목적어를 말하지 않아도 된다. AI가 여러 선택지를 화면에 띄워놓고 원하는 대답을 유도한다. '액정 교체 비용'을 선택하자 태블릿과 웨어러블, 스마트폰 등 품목을 나열하고, “상담을 원하시는 제품을 선택해 달라”고 되묻는다.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갤럭시폴드·Z플립, 노트 및 S 시리즈 등 기종을 클릭하자 금세 액정 단품수리 및 반납 가격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AI 대화형 챗봇 써비. [사진=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AI 대화형 챗봇 써비. [사진= 삼성전자 제공]

최근 AI 발달로 챗봇이 주목받고 있다. 챗봇은 말 그대로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다. 쉽게 말해 음성이나 문자를 통한 인간과 대화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챗봇은 AI와 소프트웨어(SW)적 공학기술로 만들어진다. 제작비는 저렴하다. 컴퓨터나 모바일 환경에서도 쉽게 사용 가능하다. 하드웨어(HW)적 공학기술을 필요로 하고 가격이 비싼 휴머노이드 로봇과 대비된다.

챗봇은 자연언어처리기술(NLP)을 활용한다. 사용자와 대화할 때 적절하게 응답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설계돼 있다. 사용자가 음성이나 문자로 정보를 요구하면 챗봇의 뇌에 해당하는 자연어이해처리 부문(NLU Component)에 전달된다. 이에 해당하는 정보를 대화운용체계 모델(DMM)로 추출, 사용자와 대화를 시작한다. 사용자가 “다음 주 월요일 날씨가 어때?”라고 물으면 챗봇은 NLU의 DMM 장치를 거쳐 해독, 필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API(운용체계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에 사용되는 언어 또는 메시지) 콜을 보낸다. 이후 구한 정보를 DMM에서 응답 문장으로 만들고, 응답생성기로 보내 “다음 주 월요일 날씨는 맑을 예정입니다” 등으로 답변한다. 챗봇이 음성으로 이해하고 문장을 생성, 답변토록 하려면 음성언어처리 모델(ASR)을 장착하면 된다.

챗봇 서비스 발전단계. [사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챗봇 서비스 발전단계. [사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제공]

챗봇은 기초적인 AI 서비스다. 하지만 딥러닝과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감성인지기술, 데이터 정형화 등 고도화 기술과 결합하면 지능형 비서, 감성 비서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기술 개발은 지능형 비서까지 이뤄졌다.

챗봇 시장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세계 챗봇 시장은 2019년 25억7120만달러에서 2024년 94억279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용 시장은 웹사이트와 모바일 플랫폼, 접속 센터,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웹사이트 챗봇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9억6720만 달러에서 33억8930만 달러로 급성장,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모바일 플랫폼과 접속 센터, 소셜 미디어가 각각 2024년 23억2410만달러, 20억3090만달러, 16억8360만달러로 뒤이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챗봇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언택트 확산이 이를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업계는 챗봇을 잇달아 도입, 상담사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챗봇을 운영 중인 카드사는 KB국민과 신한, 삼성·현대·우리·롯데 등을 아우른다.

AI 업계 관계자는 “챗봇은 재무 및 투자자 관련 정보, 제품 포트폴리오, 기술 관련 데이터 등 중요 회사 정보까지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면서 “향후 수요 증가로 챗봇 채택이 늘어나고, 이는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