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만에 신규 대형마트…이마트, 신촌점으로 위기 정면돌파

1년반만에 신규 대형마트…이마트, 신촌점으로 위기 정면돌파

이마트가 오프라인 유통 위기에도 신규 점포를 연다. 무조건적 다운사이징이 아닌 효율적 신규 출점을 통해 저성장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오는 16일 신촌 그랜드플라자 건물 지하(1~3층)에 이마트 신촌점을 개점한다. 옛 그랜드마트가 영업했던 자리로 영업면적은 1884㎡(약 570평)에 불과하지만 핵심 도심의 입지와 풍부한 유동인구를 고려하면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번 매장은 1년6개월 만에 새로 여는 할인점이다.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매장은 지난해 1월 개점한 롯데마트 이천점이다. 이후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모두 신규 출점이 전무했다. 이마트 입장에서도 2018년 12월 의왕점 이후 첫 신규 점포다.

그간 대형마트 업계는 출점보단 폐점에 주력했다. 가장 큰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이마트 할인점 영업이익은 24.5% 감소했다. 2분기에는 수백억 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빠르게 변하는 소비 시장에서 e커머스와의 경쟁에 밀린 대형마트는 외형성장을 멈추고 구조조정에 힘을 실었다.

실적 저하에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확보도 시급했다. 홈플러스는 3개 점포를 매각해 자산 유동화에 나섰고 롯데마트 역시 올해에만 부실 점포 16개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서부산점 등 3개점을 폐점한데 이어 13개 매장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통해 자금 숨통을 틔웠다.

그럼에도 이마트는 신촌점을 열었다. 인접한 경쟁 마트가 없고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을 고려했다. 매력적 입지 덕에 투자 대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도심에 임차형식으로 매장을 내 초기 진입비용도 최소화했다.

이마트는 부실 점포는 빠르게 정리하고 사업성이 높은 곳은 빠르게 선점해 저성장 늪을 타개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 상권에 맞는 MD를 구성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신촌첨 인근 2030대 인구 비중이 절반에 달하고 1~2인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소단량 그로서리' 중심으로 매장을 꾸렸다. 전체 면적의 83%를 신선·가공식품 등 식료품 매장으로 채웠다.

1~2인용 회·초밥과 간편 디저트 과일, 초간단 요리 채소·샐러드 등 편의성을 높인 소단량 품목을 기존 이마트보다 20~30% 확대 구성했다. 피코크 밀키트존과 견과류 특화 매장도 지하 1층에 들어선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바로 연결되는 지하 2층은 즉석식품 위주의 간편 먹거리존을 전면 배치했다.

특히 대학가 상권을 겨냥해 66평 규모의 '와인 앤 리큐르' 주류 통합 매장을 선보인다. 초저가 와인부터 수입맥주, 양주, 칵테일, 치즈 등 대학생 연령층에 맞는 특화 매장을 구성했다.

이마트는 신촌점을 초도심 특화 매장의 미래형 모델로 시험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5월과 6월 그로서리 특화 점포로 리뉴얼해 선보인 이마트타운 월계점과 순천점도 이전보다 매출이 50%가량 늘며 성공 가능성을 봤다.

양원식 이마트 신촌점장은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신선식품 경쟁력을 신촌 지역에 선보이게 됐다. 신촌 지역의 대표 장보기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