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소상공인 위기…"포터·스타렉스 안 팔린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도 내수 자동차 시장이 6% 이상 증가하며 선방한 가운데 '포터' '스타렉스' 등 생계형 상용차 판매가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중대형급 위주 고가 승용차가 많이 팔렸지만, 생계형 상용차는 오히려 판매가 줄며 판매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 위기를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 포터.
현대차 포터.

2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 상용차 판매 대수는 11만78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가 8.8% 판매를 늘린 것과 대비된다.

브랜드별로 상용차 업계 1위 현대차가 16.6% 줄었고, 기아차가 0.4% 늘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한국지엠 17.5%, 타타대우상용차 12.3%, 자일대우버스 26.1% 각각 감소했다.

1톤 트럭과 승합차 등 생계형 자동차로 분류되는 소형 상용차 판매도 크게 줄었다. 1톤 트럭 시장 선두 현대차 포터는 4만3692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다. 2위 기아차 봉고도 2만9420대로 4.0% 줄었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는 27.5% 감소한 1만7217대에 그쳤다. 그랜드 스타렉스는 회사 업무용은 물론 렌터카, 어린이 통학 차량, 배송 차량 등으로 사용되는 사실상 독과점 승합·상용 모델임에도 코로나19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수차례 단종 위기에도 시장의 요청으로 한국지엠이 계속 생산하고 있는 국내 유일 경상용차 라보(1537대), 다마스(1511대)도 각각 16.5%, 18.5% 하락하며 차량 교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위기 상황을 보여줬다.

한국지엠 다마스(왼쪽)와 라보.
한국지엠 다마스(왼쪽)와 라보.

중대형 상용차도 안 팔리긴 마찬가지다. 내수 경기 침체로 건설과 화물, 관광, 장거리 이동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현대차 준중형 트럭 마이티는 36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고, 중형 트럭 메가트럭은 2529대로 15.0% 줄었다. 유치원이나 학원 버스로 사용되는 카운티 역시 32.0% 급감한 1061대에 머물렀다.

주로 대형 트럭을 판매하는 수입 상용차 브랜드들도 판매 침체의 늪에 빠졌다. 수입 트럭 업계 1위 볼보트럭은 전년 동기 대비 25.5% 줄어든 653대, 다임러트럭은 11.5% 감소한 255대에 그쳤다. 이어 이스즈 22.3%, 이베코 12.0% 각각 감소했다. 스카니아(-0.5%), 만트럭버스(-0.3%)만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상용차 업계 관계자는 “사업용이나 업무용 성격이 강한 상용차는 승용차보다 내수 경기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코로나19 영향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서 생계형 모델인 포터와 스타렉스 등 중소형부터 대형 트럭과 버스까지 상용차 시장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