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데이터 볼 권리, 내가 허락하는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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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대 개화를 앞두고 자신의 개인데이터 열람 권리를 직접 유료 거래하는 플랫폼이 준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기업의 중앙 서버에 개인정보와 관련 데이터가 모여 저장되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개인이 자신의 스마트폰 등 별도 단말에 본인 개인데이터를 저장해놓고 정보를 요청하는 기업에 '열람권'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을 앞뒀다.

에스앤피랩(대표 이재영)은 마이데이터 환경에서 개인이 기업 등에 자신의 개인데이터 열람권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 기반 서비스 '마이디(my:D)'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에 선정된 농협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에스앤피랩)
<(사진=에스앤피랩)>

마이디는 그동안 기업이 자사 고객 데이터를 중앙에서 저장·관리하면서 일부 데이터를 유료로 거래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형태를 완전히 벗어났다.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저장하고 이를 요청하는 기업에 한해 선별적으로 열람권을 유료로 판매하는 형태다.

이재영 에스앤피랩 대표는 “영화관에서 영화 데이터 원본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볼 수 있는 '열람권' 티켓을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다”며 “자신이 직접 자신의 데이터 열람권리를 기업에 제공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내 데이터 볼 권리, 내가 허락하는 시대 열린다

기업은 회원가입에 필요한 정보제공 중 '선택' 항목으로 마케팅 활용 동의를 구해야 한다. 쏟아지는 스팸 문자 등에 피로를 느끼는 사용자 대부분이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마케팅 활용에 동의하는 비중은 약 7~8% 수준에 그칠 정도로 낮다. 회원가입 시기가 오래 전이라면 데이터 적합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개인 데이터를 개인이 자산화하면 열람을 요청한 기업에게 열람 횟수나 기간을 제한할 수 있고 나만 보유하므로 실제 이용 가치가 높은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 “기업은 비용지불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실시간에 가까운 최신 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 꽤 구체적인 마케팅 타깃을 설정할 수 있으므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도 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원하는 개인데이터 종류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식품 업체의 경우 카드 구매이력을 바탕으로 자사 고객이 경쟁사 제품을 얼마나 구입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보험사는 진료기록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상품으로 영업활동을 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설계할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기업은 경쟁사의 인기 영상 현황을 파악해 자사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다.

이 대표는 “경쟁 기업간 고객 행태 관련 핵심 데이터를 주고받기 불가능하지만 개인은 가능해진다”며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선택적으로 제공해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리면서 동시에 수익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마이데이터 시대에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스앤피랩은 개인 데이터를 개인 단말에만 저장하는 강점을 바탕으로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비금융 데이터까지 결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는 12월 실증사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상용화에 나선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