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부유한 美 국채금리 사상최저…코로나19發 디플레 우려 요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연합뉴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감염병이 불러올 디플레이션 충격이 생각보다 강하고 오래갈 것 같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매년 2% 이상 성장해 온 미국 경제의 역동성이 과거 높은 국채금리의 원동력이었다”며 “그러나 팬데믹이 번진 이후 7월 말에는 금리가 0.5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도 계속 오른다는 기대가 있을 경우 만기가 긴 국채금리는 올라간다. 저성장·저물가 우려가 확산할 때는 그 반대의 상황이 나타나고는 한다.

달러 가치도 7월에 4.4%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미국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연준이 추가 완화에 나선다는 전망이 약세의 배경”이라며 "“격적인 장기 하락추세의 시작일지는 몇 달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차관은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이 코로나19로 제일 고생하고 있다”며 “달러 체제 중심국가인 미국의 코로나19 혼란이 길어질수록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커진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미국이 코로나19에 취약한 배경으로 성급한 봉쇄조치 완화, 마스크 착용 기피, 공공의료체제의 허점을 들었다.

그는 “2차 확산이 집중된 서부와 남부 주는 하나같이 사태가 진정되기 전 5월 초 봉쇄조치를 해제한 다음 6월부터 곤경에 처했다”며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가 정치적인 논쟁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의료보장 수준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음의 상관관계”라며 “저소득층에 불리한 미국식 고비용 의료체계의 단점이 팬데믹 국면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