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서울대, 접을 수 있는 '자성 스마트 소재' 개발

김지윤 UNIST 교수(왼쪽)와 송현서 연구원.
김지윤 UNIST 교수(왼쪽)와 송현서 연구원.

온도 변화를 이용해 모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자성 스마트소재가 개발됐다. 자기장에 반응해 형태가 바뀌는 자성 소재를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이용훈)은 김지윤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권민상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과 공동으로 자화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자성 스마트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자화 형태는 자성 소재의 움직이는 성질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소재 제조과정에서 내부에 만들어지는데 한 번 결정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개발한 자성 스마트 소재를 이용해 만든 소프트 오리가미(종이접기) 액츄에이터.
개발한 자성 스마트 소재를 이용해 만든 소프트 오리가미(종이접기) 액츄에이터.

연구팀은 낮은 온도에서 녹는 물질을 소재 제조과정에 접목해 자화 형태를 쉽게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자성 스마트소재는 자석입자(자성물질)와 상변화 물질(폴리에틸렌 글리콜, PEG)을 혼합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알갱이(자성 미소 구체)를 고분자 기질에 섞은 구조다.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상변화 물질 PEG를 이용하면 자화 형태를 여러 번 반복해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얼음 속 구슬은 단단하게 고정돼 있지만 물 속에선 자유롭게 움직이는 원리다.

액체 상태의 상변화 물질 속에서 자석 입자는 외부 자기장에 따라 자화 형태를 바꿀 수 있다. 반면 온도가 상온으로 내려가면 고체가 된 상변화 물질은 자석 입자를 고정시켜 자화 형태도 고정된다. 연구팀은 이 개발 소재를 이용, 복잡한 3차원 형태를 다양하게 구현한 자성 소프트 액추에이터도 만들었다.

김지윤 교수는 “기존 연구와 달리 자성 입자나 고분자 기질의 고유 특성을 바꾸지 않고도 쉽게 자화 형태를 재설계할 수 있는 소재”라면서 “개발 소재는 유연성도 갖춰 의공학, 유연 전기소자, 소프트 로봇 등 가변 구조형 스마트 소재가 필요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