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객 민감정보 영역 클라우드 도입 놓고 '장고'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계약 관리·뱅킹 업무 등 보안 우려
외부 기업에 민감정보 저장 부담
핵심 영역은 자체 솔루션 적용
일선 업무는 외부 클라우드 검토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이 고객 민감정보를 다루는 핵심 영역에 대한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일선 업무에는 클라우드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핵심 영역에선 보안 우려로 전면 도입에 신중한 모습이다.

3일 복수 은행 고위 관계자는 본지와 만나 “클라우드 도입 방안 마련을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클라우드 도입 업무영역을 놓고 내부 검토가 길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이 허용된 후 고객서비스와 등 일선 영역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마이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전환기에서 클라우드 도입은 필수가 됐다.

은행권은 클라우드 도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비중요 업무와 달리 뱅킹업무, 계약 관리, 전산서비스 등 핵심 영역에서 클라우드 시스템이 도입된 사례는 없다. 보안 우려가 발목을 잡아서다. 은행으로선 고객 민감 정보가 외부 기업 인프라에 저장되는 데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 내부에선 여러 대안이 제기되고 있지만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 자체 인프라로 감당할 수 있는 데이터 양은 한계가 있다.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문제는 방식”이라면서 “아직 타행에서도 사례가 없다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에 담을 수는 없어 어느 정보까지 클라우드화할지 스터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담당자는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클라우드 도입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만 고객 민감정보가 탈취당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면서 “민감 정보에 대해선 자체 솔루션을 적용하고 일선 업무에선 외부 클라우드 솔루션을 채택하는 투트랙 옵션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권뿐 아니라 금융권 공통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자금융, 핵심업무, 전산센터 도입 비중은 각각 6.9%, 0.7%, 0.7% 순이었다. 반면에 클라우드 시스템을 내무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41.4%였다. 고객센터, 데이터분석 활용도는 각각 27.6%, 13.8%로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분야에선 도입 사례가 많았다.

장기적으로 금융권은 클라우드 시스템 도입을 전면 확대할 방침이다. 은행권이 경쟁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시간 문제로 보인다. 금융권을 향한 국내외 클라우드 업계 러브콜도 계속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5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클라우드 안전성 평가를 마쳤다. 신한금융그룹 IT전문 계열사 신한DS도 같은 달 베스핀글로벌과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