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파운드리'로 반도체 초격차 확대하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와 인터넷 공룡 구글의 반도체 칩을 제조하게 됐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환영할 일이다. 기존 강점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비메모리 산업에서도 우리나라의 '반도체 초격차'를 이룰 실마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설]'파운드리'로 반도체 초격차 확대하자

우리나라는 전통의 메모리 반도체 강국으로 꼽혀 왔다. 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강력한 사업자를 모두 보유했다. 그러나 비메모리에선 상황이 조금 다르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는 메모리반도체 사업만큼의 위상과 시장을 확보하지 못했다. D램 같은 '소품종 대량 생산'에서는 강점을 보였지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한 칩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에선 여러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 평가돼 온 게 사실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비메모리 사업 확대 외 시장 지위 확대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비메모리에서도 메모리만큼의 성장을 이룬다면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시스코와 구글 사업을 수주한 것은 우수한 생산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설계까지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살려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기능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맞춤형'으로 제공해 위탁생산까지 확보했다는 것이다. 다른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사설]'파운드리'로 반도체 초격차 확대하자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시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제품 단가의 등락도 심한 편이다. 여기에 파운드리가 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한다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안정성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양쪽 날개를 단다는 의미다.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꾸준한 확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