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복합몰 의무휴업 반발…협회 270개 회원사 반대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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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90% 이상 중소상공인
업계 의견 모아 개정 재검토 건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 부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 부천>

패션업계가 복합쇼핑몰 의무휴업 규제 법안에 반발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주요 의류 소비채널인 복합몰마저 주말 문을 닫으면 국내 패션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패션산업협회는 지난달 27일 패션기업과 협력업체 등 27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월 2회 의무휴업 입법 저지를 위한 서명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해당 서명에는 코로나로 경영 압박에 시달리는 중소패션기업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안 개정을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회원사 30%가량이 회신을 보냈다. 협회는 5일까지 각사 대표의 서명을 취합해 국회 및 유관 기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협회는 “국내 패션산업은 전체 90% 이상이 10인 미만의 중소상공인이며, 관련 협력사까지 감안하면 21만개 사업체, 56만명 종사자를 견인하는 주요 기간산업”이라며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업계 반대 의견을 모아 법률 개정 재검토를 건의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에 복합몰을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이 통과되면 주말 방문객 비중이 높은 복합몰도 대형마트처럼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아야 한다. 패션 판매 비중이 높은 복합몰 영업이 제한되면 패션 소비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실제 국내 패션업종 전반이 코로나 직격탄을 받았다. 백화점에선 올 상반기 여성 캐주얼과 남성 의류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각 34.9%, 23.0% 감소했다. 아동스포츠도 22.4% 줄었다.

한국패션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백화점 코리아패션마켓 행사
<한국패션산업협회 주관으로 열린 백화점 코리아패션마켓 행사>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도 늘었다. 해외 의류 브랜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상품을 생산·납품하는 업체들은 주문이 끊기고 재고가 쌓이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패션 대기업마저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줄거나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지난달 백화점·e커머스 등 주요 유통사와 손잡고 진행한 코리아패션마켓 행사를 통해 100억원 상당의 재고 물량을 털어내며 한숨은 돌렸지만, 이번에 발의된 규제 법안으로 산업 전반에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협회는 복합몰 의무휴업 반대 이유로 △전통시장과 복합쇼핑몰 상권 간 소비 유사성 부족 △패션 소비 회복 기회 하락 우려 △패션산업의 침체는 연관 산업의 연쇄 침체 유발 등을 꼽았다.

협회는 서명서를 통해 “코로나로 인한 최악의 내수부진이 정부의 각종 소비 진작 정책에 힘입어 더디게나마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복합몰 규제로 판매 활동이 제한되면 경기가 냉각돼 회복은 더욱 늦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패션산업은 연간 76조원 규모의 소매시장으로 섬유소재, 제조, 유통, 물류 등 연관 산업을 견인하는 주요 기간산업”이라며 “패션 소비가 위축되면 수많은 협력사의 연쇄 침체로 이어져 중소상공인의 경영 악화, 고용 축소 등 심각한 경제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패션산업협회는 패션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274개 회원사로 구성된 국내 최대 패션단체다. 주요 회원사로는 삼성물산과 한섬, LF 등 대기업뿐 아니라 이랜드와 코오롱FnC, 형지, 신원, 영원무역 등이 있다. 한준석 지오다노 대표가 2018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