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셀러레이터도 단독 벤처펀드 결성...기업가치 걸맞은 자금조달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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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벤처투자법' 제정안 통과
창원지원법 등 흩어진 관련 제도 통합
규제 완화로 투자 전략 다양해질 전망

오는 12일 벤처투자 시장 대개편이 이뤄진다. 1986년 창업지원법에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이 규정된 이후 30여년 만에 맞는 가장 큰 변화다. 벤처펀드에서 동일 기업에 후속 투자가 가능해지고, 액셀러레이터·증권사·자산운용사도 벤처펀드를 결성할 수 있게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벤처투자촉진법(이하 벤처투자법) 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중소기업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법에 흩어져 있던 벤처투자 관련 제도를 통합한 제정안이 이달 12일 시행된다. 새로운 투자 제도가 도입되고, 투자 규제 역시 대폭 완화된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등 벤처캐피털(VC)뿐만 아니라 액셀러레이터가 단독으로 벤처펀드를 결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도 펀드의 공동 업무집행조합원(GP)으로 참여할 수 있다. 초기 투자부터 성장 단계까지 다양한 형태의 벤처펀드가 만들어져 업력과 기업 가치에 걸맞은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액셀러레이터를 겸영하는 창투사와 유한회사형 투자회사(LLC)도 소규모 벤처펀드에 해당하는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초기 단계 투자가 가능하다. 개인투자조합 자금의 10% 이내에서는 상장법인 투자도 가능하다.

창투사는 초기 창업 육성과 보육을 위한 액셀러레이터, 성장 단계 지원을 위한 사모 전담 자산운용사,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등을 계열사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창투사 중심의 전문 벤처투자그룹이 탄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펀드 운용 전략 역시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의무비율로 정한 40% 범위 이내에서는 벤처펀드가 자유롭게 다양한 목적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인수합병(M&A), 구주인수(세컨더리) 등 특정 목적의 벤처펀드는 투자의무비율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한 만큼 탄력 운용이 가능하다.

동일 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도 완전 개방된다. 창투사 자회사 액셀러레이터가 발굴한 기업을 창투사, 전문사모운용사, SPAC 등이 연계 투자를 통해 유망 기업을 유니콘으로 키우는 것이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벤처투자법 제정으로 투자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액셀러레이터 등록 급증에 이어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액셀러레이터도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안 도입을 예고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까지 도입될 경우 벤처투자 시장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진다. 특화된 운용 전략을 갖춘 VC가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는 벤처투자법 시행이 본격화할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한 벤처투자 시장에도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기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 감소한 1조645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분기의 투자는 같은 기간 28.6% 줄었다. 벤처펀드 결성 역시 같은 기간 대비 16.4% 감소한 1조138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에 2조5000억원 규모의 모태 자펀드 결성과 1조원 규모의 스마트대한민국펀드가 결성될 경우 전체 결성 실적은 지난해 결성된 4조1105억원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지난 2분기부터 재개된 VC업계의 투자처 발굴 활동이 시차를 두고 3분기 투자부터 이어질 것”이라면서 “벤처투자법 시행이 벤처 투자 생태계의 좋은 분위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액셀러레이터도 단독 벤처펀드 결성...기업가치 걸맞은 자금조달 가능해진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