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이격거리 점진적 폐지 추진…에너지 전환·그린 뉴딜 속도

내용과 무관. 서울시가 최근 동부간선도로 노원구 상계8동~의정부 시계 479m 구간에 태양광 패널 2736매를 이은 방음터널을 설치한 모습. [사진= 전자신문 DB]
내용과 무관. 서울시가 최근 동부간선도로 노원구 상계8동~의정부 시계 479m 구간에 태양광 패널 2736매를 이은 방음터널을 설치한 모습. [사진= 전자신문 DB]

신재생에너지 설비 확산을 가로막고 환경파괴 논란을 야기하던 이격 거리 제한 규제의 폐지가 추진된다. 이격 거리 제한이 없어지면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를 구축할 길이 열려 에너지 전환과 그린 뉴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획입지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신재생에너지 이격 거리 제한 규제 폐지를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격 거리를 설정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에 신재생에너지 보급·금융 등을 우선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됐다.

그동안 일부 지자체는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 설치 시 이격 거리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조례로 규정되다 보니 그 기준이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예를 들어 어떤 지자체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도로나 주택으로부터 100m 이내에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한 데 반해 다른 곳들은 300m, 500m, 1000m 등으로 기준이 모두 상이했다. 지자체들이 설비 관리·감독보다는 고무줄식 이격 거리 규제에 집중하다 보니 발전 설비가 임야로 밀려나게 된 배경이다. 이는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이어졌다. 이격 거리 제한 규제가 점진적으로 폐지되면 이 같은 논란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이격 거리를 제한한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그동안 관련 업계는 지자체마다 상이한 이격 거리 제한 때문에 땅을 사 놓고도 발전 사업을 하지 못해 되파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혼란이 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향후 이격 거리 제한 규제가 원천 폐지되고 시행령을 통해 보완 장치가 마련된다면 환경 파괴 논란 등도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은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 근거도 마련했다. 산업부가 재생에너지 발전에 적합한 단지를 재생에너지발전지구로 지정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됐다. 필요한 경우 정부는 행정·재정 지원에 나설 수 있다.

다만 개정안은 재생에너지발전지구를 지정할 때 심의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또 이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적용,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주민 의견 청취도 의무화된다. 비계획의 무분별한 마구잡이 개발 방지와 함께 계통수용성 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까지 높이는 '재생에너지3020' 정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핵심 정책 과제인 '그린 뉴딜' 추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 의원은 “친환경 발전원인 신재생에너지를 계획 개발,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 과정에서 마구잡이 개발을 막고 주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