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이끌 DGIST 연구성과]<2>생분해성 항암치료 마이크로로봇

암세포 위치한 부위에 정확히 약물 전달
몸속 생분해돼 회수하는 번거로움 없어
다양한 종류 로봇 제작 위한 연구 진행

마이크로로봇은 초정밀 사이즈, 최소 침습성, 정밀한 무선제어 기능으로 다양한 의공학 기술에 적용 가능한 미래 유망기술이다. 표적치료는 마이크로로봇을 사용해 약물이나 세포, 단백질, 열을 특정 부위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치료 방법인데 생체 적합성과 생분해성을 만족하지 못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최홍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는 최근 몸속 원하는 부위에 고열치료 및 약물방출 조절이 가능한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 기술을 개발해 학계와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몸 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성 항암치료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한 최홍수 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왼쪽)와 박종언 학위연계과정학생
몸 속에서 녹아 없어지는 생분해성 항암치료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한 최홍수 DGIST 로봇공학전공 교수(왼쪽)와 박종언 학위연계과정학생

항암치료 가운데 약물치료는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지만 신체 순환기능에 의해서만 전달된다. 원하는 양을 원하는 부위에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고열 항암치료법 역시 부작용은 적지만 암세포가 위치한 부위에 고열을 정확히 전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최 교수팀이 개발한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했다. 분해 가능한 고열 마이크로로봇은 3D 레이저 리소그라피 공정으로 개발됐다. 자성나노입자와 약물을 탑재할 수 있는 3차원 마이크로로봇이다. 약물 전달과 방출 고열 치료를 전자기 작동 시스템에 의해 생성된 회전자기장에 의해 원격으로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다.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의 암세포 치료 메커니즘 모식도. 마이크로로봇은 생분해 물질인 폴리머를 사용하기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약물을 전달한 뒤 분해돼 없어진다.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의 암세포 치료 메커니즘 모식도. 마이크로로봇은 생분해 물질인 폴리머를 사용하기때문에 인체에 무해하고, 약물을 전달한 뒤 분해돼 없어진다.

마이크로로봇을 만드는 데 쓰이는 생분해 물질인 폴리머는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몸에 삽입된 마이크로로봇은 약물을 전달한 뒤 몸 내부에서 분해돼 없어지기 때문에 향후 회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체외에서 배양한 암세포에 사용한 결과 암세포 치료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마이크로 생산공정을 거쳐 제작되는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은 대량생산도 쉽다. 다양한 생산방식에 대한 추가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 교수팀은 현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영상장치와 함께 사용 가능한 통합 자기장 제어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로봇을 사용자 입장에서 로봇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하기 위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 종양이나 병변에 로봇을 고정해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치료가 가능한 로봇이다. 치료로봇의 가능성을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홍수 교수팀이 지난 4월 개발한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의 약물전달 과정 모식도.
최홍수 교수팀이 지난 4월 개발한 바늘형 마이크로로봇의 약물전달 과정 모식도.

병의 특성이나 사용할 약물 종류에 따라 활용 가능한 여러 종류의 로봇을 관리하는 라이브러리를 구축, 향후 로봇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효율적인 질병 치료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홍수 교수는 “생분해성 마이크로로봇뿐만 아니라 병변이나 종양 특성에 따라 치료에 가장 적합한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하고,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면서 “기존 의료기기와 상호호환 가능한 시스템 구축 등 실용화를 위한 다양한 추가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