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지원센터→행복주택 전환…부산 ICT업계 반발

창업지원시설 갖춘 행복주택으로 재건축 예정
기존 입주기업 30여곳 재입주·지원 방안 없어
“도시재생 명분으로 쫒아내…지역 활성화 역행”

멀티미디어지원센터→행복주택 전환…부산 ICT업계 반발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영도구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지원시설인 '부산멀티미디어지원센터'가 재건축된다. 하지만 신축 건물의 용도, 기존 입주기업 이전 및 재입주, 사업비 확보 등을 놓고 시 관계부처 간, 시와 입주기업 간 의견이 분분해 사업 추진에 진통이 예상된다.

부산 ICT업계와 부산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부산시는 부산 원도심 내 대표 낙후 시설인 부산멀티미디어지원센터를 허물고, 그 자리에 창업지원시설을 갖춘 행복주택을 짓기로 했다. 정부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국비 25억원도 확보한 상태다.

시가 마련한 기본 계획은 ICT와 창업지원 인프라, 청년용 임대주택 50세대, 주민공동이용시설을 갖춘 복합건물이다. 부산도시공사가 시행해 오는 2023년 설계, 2024년 착공, 2025년 완공 예정이다. 청년층 유입과 유동인구 증가로 낙후한 원도심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하고 인근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남항동 부산멀티미디어지원센터 전경.
부산 영도구 남항동 부산멀티미디어지원센터 전경.

문제는 센터 내 30여개 입주기업이다. 입주기업들은 신축 건물에 재입주할 공간을 비롯해 ICT기업 지원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재인 부산멀티미디어지원센터 입주기업협의회장은 “도시재생을 명분으로 기존 센터 입주기업을 아무런 대책 없이 쫓아내는 것은 사업 취지에 맞지 않다”면서 “350여명에 이르는 입주기업 임직원이 외부로 흩어지면 사업 목적인 청년인구 유입이나 지역 활성화에도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사업 목적과 방향을 놓고 관계 부처 및 기관 간 견해도 엇갈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부산시 도시재생과는 이번 재건축 목적을 행복주택 건립에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ICT지원 담당과인 스마트시티추진과와 부산ICT진흥기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센터 기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성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경영기획실장은 “사업 관계부처와 기관이 모인 회의에서 센터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행복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센터 입주기업이 요구하는 재입주 방안은 신축 건물 완공 후 용도에 맞춰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