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 비메모리 패키징 사업 힘 싣는다

ABF 활용 '플립칩 BGA' 설비 900억 투자
비메모리 분야 공략 삼성전자와 발 맞춰
고부가 제품으로 모바일·MLB 부문 재편
"첨단기술 R&D 강화로 변화 선도" 강조

대덕전자, 비메모리 패키징 사업 힘 싣는다

국내 대표 인쇄회로기판(PCB) 기업 대덕전자가 반도체 패키징 등 첨단 기술 중심으로 투자와 사업 재편에 나서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내년 6월 30일까지 900억원을 투자, 비메모리 반도체용 기판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아지노모토적층막(ABF)을 활용한 '플립칩 BGA'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플립칩 볼그리드 배열(BGA)은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는 반도체 패키징 기판으로,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간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플립칩 BGA와 적용 분야<자료: 대덕전자 홈페이지>
플립칩 BGA와 적용 분야<자료: 대덕전자 홈페이지>

대덕전자가 설비 투자에 나선 건 비메모리 반도체용 기판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플립칩 BGA는 수요가 늘어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는 품목이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동 증가로 PC, 서버, 데이터센터 등에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비메모리 패키지에서 현재 연간 800억원대 매출을 거두고 있다”면서 “투자가 완료되면 연 1500억~2000억원대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800억원 규모의 비메모리 패키지 기판 사업이 2300억~28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설명이다.

대덕전자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은 그동안 메모리 중심이었다.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핵심 고객사다. 비메모리 패키지 기판 역시 주로 삼성전자에 납품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대덕전자가 비메모리 패키징에 힘을 실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대덕전자는 반도체 패키지와 함께 모바일 부문과 통신장비용 PCB인 다층인쇄회로기판(MLB) 부문 재편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스마트폰 메인기판으로 쓰이는 주기판(HDI) 사업을 철수했다. 수익성 낮은 HDI를 중단하고 카메라 모듈 기판에 힘을 실었다. 카메라 모듈을 주력으로 육성하면서 시황 변화에 대응하고 센서와 웨어러블, 5세대(5G) 이동통신 케이블 제품 등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MLB 부문은 텔레매틱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모델로 제품 구성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전장 시장을 대비한 신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성장세에 있는 5G용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본사와 필리핀 거점 간 시너지를 통해 생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영재 (주)대덕 대표이사
김영재 (주)대덕 대표이사

대덕전자는 지난 5월 1일자로 분할해 지주회사인 '㈜대덕'과 사업회사 '대덕전자'로 나뉘었다. ㈜대덕은 지주회사로서 미래 사업 발굴 및 투자를 전담하고 대덕전자는 사업에 집중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있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경영 전략을 실행해 왔다”면서 “첨단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R&D) 강화로 변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덕전자 홈페이지
대덕전자 홈페이지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