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오픈뱅킹' 진입...'마이데이터 사업'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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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번주 수수료 협상 매듭
오픈API와 빅데이터 역량 결집
마이페이먼트 등 금융혁신 탄력
수조원대 카드대금도 자체 처리

금융 고속도로망 오픈뱅킹에 신용카드사 진입도 허용된다. 10일 서울 강남구 금융결제원에서 관계자들이 오픈뱅킹 고도화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br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금융 고속도로망 오픈뱅킹에 신용카드사 진입도 허용된다. 10일 서울 강남구 금융결제원에서 관계자들이 오픈뱅킹 고도화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신용카드사가 마침내 오픈뱅킹에 진출한다.

그동안 기울어진 운동장의 가장 큰 피해 영역으로 지목받아 온 신용카드업계가 이르면 이번 주 금융 당국과 오픈뱅킹 이용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확정한다. 오픈뱅킹은 시중은행과 핀테크기업 공용 금융망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필수인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채널을 앞으로 카드사도 활용할 수 있어 신용카드발 '쩐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카드사 텃밭인 카드 출금(고객 카드대금 출금)과 가맹점 결제 대금 이체도 오픈뱅킹을 통해 자체로 할 수 있게 돼 큰 변화가 예상된다.

10일 금융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사도 오픈뱅킹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허물기로 했다.

오픈뱅킹 운용기관인 금융결제원과 카드업계는 세부 연동 작업 준비를 위해 채널 허용에 필요한 세부 협의를 하기로 했다.

오픈뱅킹은 핀테크 기업 등이 개별 은행과 별도의 제휴 없이도 신규 서비스를 원활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조회, 이체 등 핵심 금융 서비스를 표준화해서 개방형 API 형태로 제공하는 금융 공동 인프라다. 종전 펌뱅킹 수수료를 10분의 1로 낮춰 다양한 혁신 금융서비스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이용 기관은 은행과 핀테크사로 국한됐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카드사를 비롯해 제2 금융으로의 오픈뱅킹 확대 추진 계획을 밝혔지만 이견이 심해 지지부진했다.

카드업계는 저축은행, 증권사에 앞서 카드 이용 내역(결제 내역)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오픈뱅킹 참여를 확정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마이페이먼트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API 연동이 필수지만 그동안 카드사는 제외돼 있었다”면서 “카드사에도 오픈뱅킹을 허용하는 방안이 확정돼 개방형 API 수수료 등에 대해 세부 협의가 이번 주에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카드사에 오픈뱅킹을 열어 주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면서 “다만 실제 운영 시기는 전자금융법 적용 문제 등이 있어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드사가 오픈뱅킹에 접속되면 금융 서비스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최소 수조원대 카드대금 출금과 가맹점 대금 이체를 오픈뱅킹 채널로 할 수 있게 된다.

수차례에 걸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은 카드사는 오픈뱅킹을 활용해 출금과 대금 이체에 소요되는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중장기로 카드업계는 오픈뱅킹에 자동납부를 허용해 달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각종 공과금 등을 카드결제로 하고 있지만 자동 납부는 아직 오픈뱅킹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가 운영하는 멤버스 플랫폼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각종 멤버스제도 운영 주체는 카드사다. 그런 카드사에 오픈뱅킹이 허용되면 자체 계열사만 연동되는 반쪽 멤버스에서 타 금융사도 연동할 수 있는 플랫폼 확장이 예상된다. 예컨대 신한페이판에서 KB리브 포인트나 혜택 등을 교차하는 길이 열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지급결제개시서비스사업자(PISP) 등 마이데이터 산업에서도 카드사는 큰 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오픈뱅킹이 전격 허용되면 결제 정보 등 엄청난 데이터를 확보한 카드사가 개방형 API로 다양한 혁신 서비스는 물론 마이페이먼트 사업까지 할 수 있는 첫 단추를 끼는 의미가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마이페이먼트 사업 확대를 위해 지급지시사업(PISP) 라이선스제를 도입한다. 소비자는 PISP를 거치면 로그인 한 번만으로 모든 계좌를 활용, 결제 및 송금을 할 수 있다.

해결 과제도 있다. 개방형 API 이용 수수료다. 큰 이견이 없다면 종전 핀테크 기업에 적용하는 오픈뱅킹 이용 수수료를 카드사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안이 유력하다.

다만 일부 빅테크 기업과 은행 등이 대형 카드사와 핀테크 기업이 내는 수수료 비용을 동일하게 주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카드사 참여에 대해 방향성이 정해진 건 맞지만 세부 이용 수수료 체계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