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결제 유도...가전 사기판매 주의

가전제품을 온라인 최저가보다 싸게 판다고 홍보하고, 연락이 오는 고객들에게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사기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매장 주소를 도용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가전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시세보다 수십만원 싼 가격에 가전제품을 판다고 오픈마켓 등에 올린 뒤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A씨는 180만원가량에 판매되는 냉장고를 오픈마켓에서 130만원대에 판매한다는 글을 읽고 전화를 했으나 판매자는 재고가 부족하다며 카카오톡 상담을 권유했다. 카카오톡으로 상담을 요청하자 가상계좌를 통한 현금결제를 요구했다. A씨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판매자 매장 주소를 검색하자 없는 주소로 나왔다.

B씨 역시 저렴한 가격에 세탁기를 판다는 가격비교사이트 글을 보고 전화를 했으나, 역시 카톡 상담을 통한 현금결제를 요구했다. 계좌번호에 적힌 외국인 이름을 수상하게 여긴 B씨가 매장 주소를 알아본 결과 지방에 있는 한 대기업 가전 매장이었다.

피해자 증언을 종합하면 사기판매자들은 공통적으로 현금 계좌이체를 요구하며 폐업한 업체의 상호나 주소를 주로 활용한다. 대담하게 삼성전자, LG전자 대리점 주소를 도용하는 사례도 있다.

이들은 재고부족, 코로나19에 따른 배송 지연 등을 이유로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사에는 재고가 없지만, 지점에는 물건이 있다는 식으로 설명하면서 현금결제 고객에게만 특별히 물건을 보내준다고 하는 것이다.

언뜻 이런 사기를 당한다는 게 이상하게 보일 수 있으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가전업계는 경고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싼 가격에 가전제품을 판다고 하면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현금결제를 요구하는 곳은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