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식품 보다 식품...대형마트 수익성 높이기 안간힘

미래형 리뉴얼 '이마트 월계점' 등
비식품 매장, 리빙·홈카페로 변신
고객 방문 목적 분석'최적화' 노려
온라인 채널에 맞서 전문성 강화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장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매장

대형마트가 신선식품과 간편식 구색은 확대하고 상대적으로 구매가 적은 비식품은 줄인다. 비식품이 빠진 자리는 임대 매장을 넣거나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활용한다. 상품 구색보다는 공간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에 초점을 맞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하반기 턴어라운드 전략으로 비식품 매장 효율화를 가속한다. 비식품 매장 면적을 축소하고 그 자리를 피킹&패킹(PP)센터와 식품 매장, 체험형 테넌트 등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추는 동시에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함이다.

이마트는 고객의 매장 방문 목적을 분석해 쇼핑 공간 및 상품 구성을 최적화했다. 마진은 비식품이 높지만 e커머스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고객 대부분이 신선식품 구매를 위해 매장을 찾고 비규격 상품인 만큼 오프라인 마트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마트가 미래형 점포로 리뉴얼해 선보인 월계점은 이 같은 전략이 반영된 대표 모델이다. 이마트 월계점의 비식품 매장 비율은 전체 면적대비 8.5%에 불과하다. 일반 점포의 비식품 매장 비중이 6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실제 이마트 월계점은 리뉴얼을 통해 비식품 매장 면적을 기존 3600평(1만1900㎡)에서 500평(1652㎡)으로 대폭 줄였다. 비식품 매대 축소로 생긴 공간은 주로 임대매장으로 채웠다. 체험형 문화 시설과 식음 등 고객 발길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테넌트로 구성하면서 안정적 임대 수익원도 확보했다.

대신 비식품 매장은 규모를 대폭 압축하고 전문성을 강화한 특화 매장으로 꾸민다. 유아동·리빙·홈카페·와인용품 등 비식품 카테고리 중 인근 상권 특성을 고려해 직접 선별한 품목만 집중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타운 월계점
이마트타운 월계점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고객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구색을 갖췄는지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매장 유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차별화 콘텐츠가 관건”이라면서 “온라인 구매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판매가 부진한 상품까지 비축해 놓는 것은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매장 내 운영 상품 수(SKU)와 매장 공간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비식품을 중심으로 SKU를 줄이고 그 공간을 집객력이 높은 신선식품과 임대 매장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존 4만5000개였던 SKU를 3만5000개까지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 업체는 매장 재편을 통해 확보한 공간 중 일부는 온라인 배송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한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기존 물류센터만으로는 주문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생산능력(케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물류센터 네오 3곳 외에 전국 점포에 있는 PP센터에서 처리물량의 40%까지 소화하고 있다. 네오 추가 증설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비식품 재고를 줄인 공간을 PP센터로 추가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현재 네오에서 하루 8만건 주문 물량을 담당하고 있고 이마트 점포 PP센터에서 5만건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면서 “월계점처럼 매장 개편을 통해 PP센터 면적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면 케파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