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2 가동…EUV로 D램 양산 '초격차'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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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투자…연면적 축구장 16개 크기
파운드리·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채비도
이재용 "위기 속 리더십 확보" 의지 반영
직·간접 고용 3만명 이상 '경제 효과' 커

삼성전자 평택 2기 공장 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2기 공장 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P2)'를 가동한다. P2는 연 면적이 축구장 16개 크기(12만8900㎡)인 삼성 반도체의 핵심 생산 기지다.

삼성은 P2에 총 30조원 이상을 투자해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라인을 갖출 계획으로 '반도체 초격차' 달성을 위한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30일 P2가 가동에 들어가 D램을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3세대 10나노(1z) 16Gb LPDDR5 모바일 D램을 양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V는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때 쓰는 최신 노광 기술이다. 7나노(㎚) 이하 초미세 회로 모양을 구현하는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

삼성이 이번에 양산한 D램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이다. 기존 12Gb 모바일 D램(LPDDR5, 5,500Mb/s)보다 16% 빠른 동작 속도(6400Mb/s)를 구현했다. 16GB 제품 기준 1초당 풀HD급 영화(5GB) 약 10편에 해당하는 51.2GB를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을 시작한 1z나노 기반 16GB LPDDR5 모바일D램<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생산을 시작한 1z나노 기반 16GB LPDDR5 모바일D램<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0나노 1세대(1x) D램 제품에 EUV를 적용해 고객사에 납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DDR4 D램 모듈 100만개를 공급한 것으로, 주력인 3세대 D램에 EUV를 적용하고 양산까지 기술 수준을 끌어올린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P2에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3만5000장~4만장 규모 D램 생산라인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P2 공장 전체가 아닌 일부만 라인이 구축된 상태다. 반도체 공장은 통상 건물을 먼저 세우고 D램이나 낸드플래시 등 필요에 따라 설비를 채워 나간다.

이번 P2 D램 출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핵심 전략 기지가 본격적인 가동 체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P2에 D램 외에 파운드리와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구축 중이다. 지난 5월 EUV 기반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착공했고 6월에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도 공사를 시작했다. 클린룸 공사를 진행 중으로 두 라인 모두 내년 하반기 가동될 예정이다.

P2는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지위를 보다 견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는 최신 제품을 누가 많이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경쟁력에서 차이가 생긴다. P2는 또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에도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2위지만 최근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가 붙고 있다.

P2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관심사다. P2에 설비가 모두 채워지면 약 20만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적뿐만 아니라 반도체 생산 규모에 있어 세계 최대다. 삼성전자는 P2 구축에 총 3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직접 고용 인력은 약 4000명, 협력사 인력과 건설 인력까지 포함하면 3만명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투자만큼은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시작으로 DS 부문 사장단 간담회와 반도체 연구소 방문, 패키징 기술 점검 등을 통해 기술 리더십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 부사장은 “1z 16Gb LPDDR5는 역대 최고 개발 난도를 극복하고 미세공정 한계 돌파를 하기 위해 만든 제품”이라면서 “프리미엄 D램 라인업을 지속 확대해 첨단 메모리 시장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