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더 낮춰라"…싼타페·쏘렌토 'PHEV' 유럽 우선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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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자사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쏘렌토'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유럽 시장에 우선 투입한다. 내년부터 더 강력해지는 유럽 현지 배출가스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내 출시는 아직 불투명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싼타페·쏘렌토 PHEV 양산형 모델 개발 완료하고 유럽법인을 통해 상세 제원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 중형 SUV 가운데 PHEV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모델은 연내 양산에 돌입해 내년 유럽 판매를 본격화한다.

충전 중인 쏘렌토 PHEV.
<충전 중인 쏘렌토 PHEV.>

싼타페·쏘렌토 PHEV는 엔진과 모터 등 파워트레인을 공유한다. 1.6ℓ 터보 직분사(T-GDI) 가솔린 엔진과 90마력급 전기모터, 13.8㎾h급 배터리를 조합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265마력, 최대토크는 35.7㎏·m로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경쾌한 주행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렸다. 공식 연비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전기만으로 최대 60㎞(WLTP 기준) 주행할 수 있을 만큼 우수한 효율성을 발휘한다.

현대·기아차가 PHEV 2종을 유럽을 최우선 공략지로 설정한 것은 유럽연합(EU)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와 관련이 깊다. EU는 2021년까지 각 브랜드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신차의 평균 배출량을 ㎞당 95g으로 제한한다. 이를 초과하면 g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싼타페 PHEV. 기존 싼타페와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싼타페 PHEV. 기존 싼타페와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다.>

업계는 사실상 기존 내연기관차만으로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배출량을 낮추려면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을 판매를 빠르게 늘려야 한다. 유럽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전동화 모델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싼타페·쏘렌토 외에도 내년부터 나올 PHEV 모델을 유럽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의 경우 아직 충전 망이 부족한 곳이 많아 순수 전기차(BEV)보다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쓰는 PHEV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싼타페·쏘렌토 PHEV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국내 소비자의 PHEV 선호도가 높지 않은 데다 정부가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더 큰 BEV에 보조금을 집중하고 있어서다. 현재 BEV는 국고 보조금(승용차 기준) 600만~800만원대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지만, PHEV는 국고 보조금 500만원이 전부다.

일각에선 내년 정부의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규모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저조한 PHEV 보조금이 더 줄거나 아예 사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반 하이브리드차(HEV)의 경우 지난해 보조금이 전면 중단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을 필두로 세계 각국이 내년부터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도입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PHEV가 BEV로의 완전 전환에 앞서 배출가스를 줄이고 친환경차 시장을 확대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