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부회장 기소…검찰 수사심의위 결과 뒤집어

검찰, 이재용 부회장 기소…검찰 수사심의위 결과 뒤집어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권고한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 중단과 불기소 판단을 뒤집고 기소를 결정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이후 3년 6개월 만에 새로운 법정 다툼을 시작하게 됐고, 삼성 경영에도 위기감이 고조됐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1일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6월 구속영장 청구 시 적용하지 않은 배임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등 삼성 관계자 10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번 기소로 이 부회장은 3~5년 동안 재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에는 경영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 경영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의 기소 결정은 2018년 11월 20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 1년 9개월 만에 이뤄졌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치밀하게 계획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각종 불법 및 부정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수사의 출발점이 된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사기 의혹도 고의적 분식회계로 판단, 이 부회장 등에게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일련의 불법 행위가 결과적으로 총수의 사익을 위해 투자자 이익은 무시한 것인 만큼 업무상 배임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또 자본시장법 입법 취지를 무시한 조직적 자본시장 질서 교란 행위로,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이번 기소는 검찰 수사심의위 권고를 뒤집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검찰이 수사 신뢰를 제고하겠다며 자체개혁방안으로 내놓은 제도다. 이전까지 검찰은 8차례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따랐지만 최근 '검언유착' 사건과 이 부회장 사건에서 연이어 권고를 뒤집었다. 특히 이 부회장 수사 관련해서는 수사심의위 표결에서 10대 3이라는 큰 차이가 났음에도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은 데 대해 “사안이 중대하고 객관적 증거가 명백한 데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면서 “사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 변호인단은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검찰 기소 강행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하니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심의위에서 압도적으로 수사중단·불기소를 결정하니 수사심의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은 업무상 배임죄를 추가하는 등 무리에 무리를 거듭해 왔다”면서 “이러한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고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기소 결정을) 납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타깝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