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구산업, R&D 생산성 향상에 날개 달다 〈1〉한국PCP, 차세대 동물 백신 사업화 지원 성공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기술력 갖춘 벤처-중기 어려움 해소
전략 수립-해외 판로 개척 등 지원
이노백, 베트남 진출 결실 맺어
인도네시아 업체와도 기술 이전 추진

김유신 한국PCP대표(오른쪽 첫 번째), 한태욱 이노백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동물백신 기업과 자료 교환 및 기술이전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김유신 한국PCP대표(오른쪽 첫 번째), 한태욱 이노백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인도네시아 현지 동물백신 기업과 자료 교환 및 기술이전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과 인구수 대비 연구인력 부문에서 세계 수위권이다. 그러나 기술이전 효율성 등 R&D 생산성은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다. 취약한 연구기반과 체계적 연구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한 비효율성, 기술과 시장의 괴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가 기초연구부터 기술사업화에 이르는 R&D 전주기를 '연구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R&D 단계별로 투입·산출되는 자원, 성과물과 관련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그림이다.

연구산업은 연구개발서비스산업과 연구기반산업으로 구분된다. 연구개발서비스산업은 R&D 활동 또는 과학기술지식을 시장수요에 맞게 제공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주문연구산업, R&D기획 단계에서 지식재산권(IP)관리 및 기술사업화에 이르기까지 R&D 프로세스 전반의 전문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관리산업 등이 포함된다.

연구기반산업은 연구장비와 주변시스템 및 부품을 개발하거나 개조, 유지·보수·서비스 하는 연구장비산업과 실험용 동식물, 화학물질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재료나 소재를 개발해 제공하는 연구재료산업 등이 해당된다.

국가 R&D 현장 전후방에서 분업과 협업을 통해 R&D 성과를 기술사업화 및 일자리 창출로 활발하게 연결하고 있는 연구산업 현장을 소개한다.

〈1〉한국PCP, 차세대 동물 백신 사업화 지원 성공

이노백은 2016년, 강원대 수의학과 전염병학 및 백신연구실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설립된 동물백신 전문기업이다. 대표이사인 한태욱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가 전염병학 및 백신개발 연구를 통해 축적한 성과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감염예방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없는 최초의 차세대 돼지 마이코플라즈마 백신과 최신 변종 유전형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돼지 써코바이러스 백신, 돼지 유행성설사 백신 등을 개발중이다. 이노백은 자체 백신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투자 유치 경험이 일천했다. 사업화 컨설팅 전문기업의 지원이 절실했다. 이는 기술력을 갖춘 벤처, 중소기업이 사업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 과정에서 겪는 공통의 어려움이다.

이노백은 한국PCP에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PCP는 2014년 설립된 연구개발서비스 전문 컨설팅 회사다. 대학이나 출연연이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발굴해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고 상용화까지 지원하는 게 사업모델이다. 이노백은 앞서 사업화 초기 단계에 필요한 비즈니스모델(BM)·사업계획 수립 과정에서 한국PCP 도움을 받은 터였다.

한국PCP는 이노백의 차세대 동물 백신 글로벌 시장 진출과 투자유치 컨설팅에 착수했다.

한국PCP는 과기정통부가 시행하는 '연구산업 서비스업 역량강화 지원사업'의 '바톤존서비스개발' 지원 사업이 이노백에 적합하다고 판단, 사업에 신청·선정됐다.

바톤존서비스개발은 '이어달리기에서 바톤을 넘기다'는 의미로, 공공연구성과를 이전받아 기술사업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의 서비스 수요에 맞춰 추가기술개발, BM 수립, 마케팅, 투자유치 등 사업화에 필요한 연구개발서비스를 수행, 기술사업화가 조기에 달성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PCP가 이노백 서비스 수요에 맞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 수립 및 투자유치 추진, 현지 해외 마케팅 지원 등 사업화에 필요한 바톤존서비스를 약 10개월에 걸쳐 지원했다.

한국PCP는 이노백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R&D 포트폴리오 및 사업 전략수립, 투자유치와 글로벌 판로개척 등을 집중 지원하고 이노백은 한국PCP 지원에 힘입어 백신 등 제품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그 결과, 이노백은 지난해 8월 국내 대형 투자증권회사로부터 2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1월, 베트남의 동물백신 생산업체 나벳코와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국립베트남 농대와도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이노백은 혁신 기술 기반의 차세대 동물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지난해 12월에는 임상시험 허가용 돼지 마이코플라즈마 백신 시제품 생산을 완료하고, 올 초부터 베트남에서 임상시험과 현지 판매를 위한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다. 목표대로 12월까지 베트남 현지 인허가가 완료되면 2021년 6억원, 2022년 40억원 관련 매출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성과도 가시권이다. 한국PCP는 이노백과 인도네시아 동물백신업체 2곳, 대학 1곳과 기술이전 및 원료수출, 공동연구개발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PCP와 이노백의 사례는 우리나라 동물백신 R&D 역량을 제고한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신종 동물 전염병 출현 때 글로벌 업체에 의존을 줄이고 국내에서 자체적인 대응기술 및 인프라 확보가 가능해졌다. 국내 동물 백신 수입 대체 및 축산농가의 경제적 손실 예방이 가능해졌다.

글로벌 업체가 장악한 국내 동물백신 시장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베트남 시장을 거점으로 글로벌 동물백신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유신 한국PCP 대표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도 비용이나 전문성 부족으로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노백처럼 공공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사업화,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연구개발 서비스 전문기업으로서 서비스 역량을 더 전문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