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국가지능화 길 연다]<1>AI 실행전략 마련…'국가지능화' 돛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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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전자교환기(TDX), 무선분할다중접속(CDMA), 와이브로, 디램 반도체. 그동안 우리나라가 '국가정보화'를 이루는 핵심 동력이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의 피땀 어린 연구 성과기도 하다. ETRI는 우리나라가 현재 전자통신 분야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현재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에 중점을 둬 우리나라의 국가지능화를 이루는데 핵심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ETRI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4회에 걸쳐 알아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AI 분야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확보,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것이다.

ETRI에 거는 기대가 컸다. ETRI는 그동안 굵직한 AI 성과를 내온 곳이다. 평창 올림픽 통·번역에 쓰인 '지니톡'과 퀴즈대회 우승경력을 가진 AI '엑소브레인'을 개발했고, AI 특화 프로세서 '알데바란'도 구현했다.

ETRI가 개발한 언어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2016년 11월에 개최된 장학퀴즈에서 인간 퀴즈왕 4명과의 퀴즈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모습.
<ETRI가 개발한 언어 인공지능 엑소브레인이 2016년 11월에 개최된 장학퀴즈에서 인간 퀴즈왕 4명과의 퀴즈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모습.>

또 정부 전략 발표에 앞선 지난해 7월 김명준 원장 주도로 '국가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을 표방하기도 했다. ETRI는 이후 구체적인 실행안 마련에 나섰고, 지난 6월 'ETRI AI 실행전략'을 도출했다.

ETRI는 AI 실행전략에 기술과 서비스, 패러다임 등 세 가지 관점을 담았다. 단순히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서비스화해 나라 전체의 패러다임 변화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3대 전략 목표로는 △AI 서비스 기술 혁신 △AI 혁신 생태계 기반 마련 △믿을 만한 AI 활용 확산을 내세웠다.

AI 국가전략과 이에 대응한 ETRI AI 실행전략 3대 전략 목표
<AI 국가전략과 이에 대응한 ETRI AI 실행전략 3대 전략 목표>

AI 서비스 기술 혁신을 위해 다양한 연구 분야를 도출했다. 먼저 AI 핵심기술 확보에 중점을 뒀다. 사람처럼 학습·성장하는 '복합지능'을 필두로 차세대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AI가 인간과 보다 잘 협업하게 하는 기술도 구현한다. 원천기술뿐만 아니라 '자율체 지능'과 같은 AI 응용기술, 빅데이터 플랫폼 기술 개발도 함께 추진한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2030년께는 우리나라를 세계 수위를 다투는 AI 핵심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올려놓는다는 포부다.

ETRI가 개발 중인 자율성장 AI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상황에 맞는 옷을 추천받는 시연 모습
<ETRI가 개발 중인 자율성장 AI 프로토타입을 활용해 상황에 맞는 옷을 추천받는 시연 모습>

AI 실행 기반인 AI 반도체와 컴퓨팅 시스템도 연구개발(R&D) 영역에 포함한다. 현존 프로세서의 10만배 성능을 자랑하는 '페타플롭스(PF)급 AI 프로세서'와 저전력 모바일 시각지능 AI 프로세서, 프로세스 인 메모리(PIM) 기술 역시 개발한다. 또 AI 처리에 최적화된 메모리 중심 AI 컴퓨팅 서버 시스템 개발도 추진한다. 단순히 요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컴퓨팅 프레임워크-시스템으로 이어지는 하드웨어(HW) 전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뉴로모픽 프로세서나 양자소자 등 향후 컴퓨팅 분야 혁신을 가져올 도전적 연구, AI 서비스 확산을 돕는 통신·미디어 기술 개발에도 역점을 둔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알데바란(AB9)을 보드에 내장해 성능 및 작동을 점검하는 모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알데바란(AB9)을 보드에 내장해 성능 및 작동을 점검하는 모습.>

AI 혁신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각종 기관이 개발한 AI 기술을 공유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자체 개발 AI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고 외부의 협력 개발을 유도한다. '개방형 플랫폼'을 통해 AI API, 융합 프레임워크, 각종 데이터, 장비 등을 외부에 공유할 계획이다. ETRI는 오픈소스 플랫폼과 개방형 플랫폼을 동시 운영, 국내 AI 관련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구현한 AI 기술 및 생태계 기반은 사회 전반에 수혈한다. 개인·사회·산업·공공 영역에 두루 수혜를 전하고자 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협진형 의료지능과 휴먼케어 로봇으로 의료와 복지 수준을 높이고, 산업에는 협업로봇과 설비 지능화로 제조 혁신을 이루는 식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위협 대비에도 AI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공공분야에도 기여한다.

여기에 더해 각종 기술·사회적 역기능 방지에도 치중한다. 딥페이크나 가짜뉴스에 대응하는 AI 보안관 기술, 백신과 암호화 기술을 만들 방침이다.

ETRI AI 실행전략
<ETRI AI 실행전략>

김명준 ETRI 원장은 “AI는 단순히 R&D 영역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로 기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술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서비스와 관련 생태계를 만들고, 각종 역기능을 막는 등 국가지능화를 이루는 전방위 영역에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이 기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