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KT스카이라이프가 문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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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KT스카이라이프가 문제라고?

태풍 전야처럼 고요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회자되고 있지만 의외로 잠잠하다. 그렇다고 KT 계열사이자 대기업인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KT스카이라이프도 기존 알뜰폰 사업자도 아직은 본심을 드러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듯하다.

알뜰폰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 간 이해관계 충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기존 사업자는 신규 사업자를 생태계의 건전한 성장을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간주하고, 신규 사업자는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 지키기라고 맞받곤 한다. 기존 사업자는 신규 사업자를 '황소개구리'로 비유하고, 신규 사업자는 '메기'를 자처하곤 한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 진입의 출사표를 내민 만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사업자의 우려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KT스카이라이프에 앞서 이동통신사 자회사 등 대기업이 알뜰폰 시장에 진입한 만큼 무조건 불허할 수도 없다. 이른바 진퇴양난이다.

이보다 앞서 옛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했다. 중소 알뜰폰 사업자보다 비교 우위가 확실한 이통사 자회사로의 과도한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알뜰폰 사업을 할 수 있는 이통사 자회사를 한 곳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1 이통사 1 알뜰폰 자회사 원칙은 지난해 깨졌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의 옛 CJ헬로(현 LG헬로비전) 인수를 승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자회사 2개(미디어로그, LG헬로비전)를 보유하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입을 불허할 명분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칫 KT스카이라이프를 불허하면 차별 논란이 불거질 게 분명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에 진입, 황소개구리가 될지 메기가 될지는 예측을 불허한다.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합계를 50%로 제한하는 건 현재도 유효하다.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점유율 합계는 35%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포식자가 될 확률은 낮다.

옛 정보통신부 출범 이후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통신 시장 정책의 기조는 사업자 간 자율 경쟁 촉진과 이로 인한 이용자 후생 확대다.

1 이통사 1 알뜰폰 원칙이 깨진 마당에 부작용 최소화를 전제로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주체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4월 '규제샌드박스' 2년 시한으로 KB국민은행에 알뜰폰 사업을 허용하는 규제 특례를 적용했다. 금융기관도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마당에 KT스카이라이프의 행보에 제동을 가하는 것은 이상할 수 있다.

정부는 알뜰폰 사업자와 KT스카이라이프가 갈등이나 충돌 없이 공존할 수 있는 묘수를 도출해야 한다.

알뜰폰 사업자와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시장에서 혁신 경쟁으로 이용자에게 저렴하고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종전처럼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지원은 지속해야 한다. KT스카이라이프가 알뜰폰 사업자의 존립을 위협하고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할 수 있는 안전판도 마련해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윈-윈' 방안을 찾으면 해결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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